삼성전자·SK하이닉스·네이버·카카오 신저가 '경신'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것)을 단행했다. 급진적인 금리 인상 충격에 국내 증시 대형주는 일제히 파란불이 켜졌다.
22일 오전 10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9%(28포인트) 내린 2319.21, 코스닥지수는 1.64%(12.38포인트) 하락한 742.51을 기록했다.
연준은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0%에서 3.00~3.25%로 상승해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8년 1월 이후 1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8월 한국은행이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에 나서며 양국의 기준금리가 같아졌으나 이로써 격차는 다시 0.75%포인트로 벌어지게 됐다.
연준의 고강고 긴축 기조가 재차 나타나자 발표 다음날인 이날 오전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다수에 파란불이 켜졌다.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부터 타격을 입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경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1.63%(900원) 내린 5만4400원을 나타냈다. 장중 5만4300원까지 빠지며 52주 최저가인 5만5000원 선을 뚫고 내려갔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2.16%(1900원) 내린 8만6100원을 가리켰다. 종전 52주 신저가(8만6300원)를 경신했다. 미래 IT·기술기업과 같이 고평가 받는 기업의 경우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게 돼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3.05%(6500원) 하락한 20만6500원을 기록 중이다. 장중 20만4000원까지 미끄러지며 21만2000원이던 종전 신저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카카오는 4.22%(2700원) 내린 6만1300원으로 역시 6만3600원인 52주 신저가를 뚫고 내려갔다. 이들 종목은 FOMC 발표 전부터 나란히 신저가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게임주 등 성장주들도 할인율 상승 부담이 커지는 까닭에 가파른 금리인상 국면에 취약하다.
채권금리의 경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약 12년 만에 처음으로 4%를 돌파하며 채권시장에 충격이 가해졌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0.3bp(1bp=0.01%포인트) 오른 3.950%로 개장했고 장중 4.035%까지 치솟았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4%를 넘은 것은 2011년 2월 8일(4.06%) 이후 11년 7개월 만이다.
FOMC 이후 연준으로부터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급격한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추가로 나오면서 증시 파장이 당분간 안정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환율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 실적에 의존적인 장세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원/달러 환율은 13년 6개월 만에 장중 1400원을 돌파했다.
FOMC 이후 발표된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의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4.4%다. 내년에는 4.6%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남은 FOMC는 11월과 12월로 2번이다. 연말까지 금리가 4.4% 수준으로 올라간다면 또 한 번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물가지표를 보고 금리를 추가 상향 대응하겠다는 연준의 입장이 경기 불확실성을 해소하진 못했다"며 "실질적으로 경기 둔화를 인정하면서 남은 올해 성장률 하향폭이 상당하다는 점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높은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증시 상단이 제한된 박스권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며 "오는 10월부터 시작되는 3분기 실적시즌 결과에 따라 종목별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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