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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해소주 열풍…임지선 보해양조 대표, 실적 반등 기회 삼을까

  • 경제 | 2022-09-22 00:00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병 돌파

보해양조의 ‘보해소주’가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 200만병을 돌파했다. 사진은 임지선 보해양조 대표이사. /보해양조 제공
보해양조의 ‘보해소주’가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 200만병을 돌파했다. 사진은 임지선 보해양조 대표이사. /보해양조 제공

[더팩트|이중삼 기자] 보해양조가 지난해 출시한 ‘보해소주’가 1년 만에 누적 판매 200만병을 돌파하며 ‘지역소주’를 넘어 ‘전국권 소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국 노포(대대로 내려온 오래된 점포)들로부터 입점 문의가 빗발치면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이 나온다. 보해양조가 그동안의 실적 부진을 털어내고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보해양조는 1952년에 설립된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주류업체다. 대표 브랜드는 △잎새주 △보해 복분자주 △부라더#소다 △보해소주 △여수밤바다 등이다. 최근 수도권을 비롯해 대구, 대전 등 전국 노포에서 보해소주 입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보해양조에 따르면 현재 보해소주는 △생삼겹살 전문집 행복한식당(서울 성동구) △중앙참치전문(서울 영등포구) △전래순대국밥(대구 달서구) △금복집(대전 서구) 등 유명 노포에서 판매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가정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보해소주를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우선 입점 시킨 전략이 통했다는 게 보해양조의 분석이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식당 등 업소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보해소주 판매가 상승 곡선을 보여주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노포 식당을 중심으로 입점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보해소주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해소주 열풍으로 그동안 경영능력 논란에 휩싸였던 임지선(38) 보해양조 대표이사 부사장이 실적 부진에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오너家’라는 신분으로 파격 승진을 거듭하며 2년도 안 돼 부사장 자리에 올랐지만 실적이 초라한 터다. 반짝 실적에 그칠지 아니면 흐름을 탈지 그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임지선 대표는 임성우 창해에탄올 회장의 1남 2녀 중 장녀다. 고(故) 임광행 보해양조 창업주의 손녀이기도 하다. 임성우 회장은 고 임광행 창업주의 차남이다. 임 대표는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땄다. 2013년 11월 창해에탄올 상무이사로 입사해 가업을 시작했으며 2015년 3월 대표이사로 승진, 같은 해 11월 부사장에 오르는 ‘파격 승진’을 이뤘다. 현재 경영에 참여하는 오너 3세는 임 대표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대표는 2015년 3월 보해양조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당시 유철근 대표이사 체제에서 유철근·임지선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하며 대표로서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2016년 3월부터 2년간 채원영 대표이사와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다 2018년 3월 단독 대표가 됐다. 보해양조는 2년 만에 임지선·조영석 각자 대표 체제로 돌아섰다.

임 대표는 단독 대표 시절 매출과 영업이익 실적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해양조 매출은 연결 기준 △820억 원(2018년) △760억 원(2019년)이다. 반면 각자 대표 체제로 돌아선 2020년 매출은 785억 원, 2021년 매출은 837억 원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영업손실도 △109억 원(2018년) △153억 원(2019년)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17억 원, 2021년에는 1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각자 대표 체제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던 매출과 영업이익도 올해 반전을 맞이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연결 기준 408억 원으로 지난해 동반기 430억 원보다 22억 원 줄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연결 기준 19억 원이었지만 올해 동반기는 2억 8000만 원으로 크게 줄었다. 지역소주라는 한계가 걸림돌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품들이 소비자들과의 접점인 판매채널에 입점 되기 위해서는 도매사를 거쳐야만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식당이나 편의점 등 판매채널이 제품을 취급하게끔 하려면 영업사원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지방 주류회사는 인력이 부족해 쉽지 않다"며 "소비자 대상 마케팅도 적극 펼쳐야하지만 예산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보해소주가 대박을 터트리면서 반등의 기회를 잡은 터라 보해양조는 하반기 실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

보해양조는 MZ세대를 겨냥해 오는 27일 여수밤바다 소주를 스타트아트코리아 소속 팝아트 작가인 기안84와 손잡고 리뉴얼 출시한다. /보해양조 제공
보해양조는 MZ세대를 겨냥해 오는 27일 여수밤바다 소주를 스타트아트코리아 소속 팝아트 작가인 기안84와 손잡고 리뉴얼 출시한다. /보해양조 제공

임 대표는 실적 개선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잎새주부라더 △부라더#소다 △복받은부라더 등 ‘부라더 시리즈’ 소주를 출시하며 주류시장의 저도주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술자리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고민했고 단기간에 보해양조를 트렌드를 선도하는 주류 회사로 바꿔놓았다. 또한 실적 개선의 시작은 내부 개선이라는 마음으로 수직적인 직급 체계를 없애고 △프로 △파트장 등 수평적인 직급 체계로 개선했다.

최근에는 MZ세대를 겨냥해 오는 27일 여수밤바다 소주를 스타트아트코리아 소속 팝아트 작가인 기안84와 손잡고 리뉴얼 출시한다. 이번 리뉴얼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전시회’ 콘셉트로 기안84의 팝아트 작품 4점을 여수밤바다 소주 전면 라벨에 담고 QR코드를 통해 도슨트의 작품 설명까지 들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도슨트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을 말한다. 이번 리뉴얼 제품은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100만병 한정 판매되고 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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