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채권형 ETF, 지난 3개월 4111억 원 순유입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시장 불안정성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의 선호 투자상품도 주식형ETF에서 채권형 등 비(非)주식형ETF로 다양해지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국내 상장 21개 단기채권형 ETF에 지난 3개월(6월 2일~9월 1일)간 순유입된 자금은 4111억 원이다.
단기채권형 ETF 중에서도 만기가 짧을수록 가격 변동성이 낮아지는 채권 특성상 위험을 최소화한 초단기 채권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ODEX KOFR금리액티브'의 경우 지난 3개월 동안 1조3236억 원에 달하는 순유입액을 기록했다. 국채·통안증권을 담보로 하는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데이터를 토대로 산출되는 한국 무위험지표금리(KOFR) 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품이다. 3개월간 수익률은 0.52%다.
같은 기간 'TIGER 단기채권액티브'에는 664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만기 1년 미만의 통화안정증권, 기업은행 채권, 산업금융채권 등에 투자하는 ETF다. 3개월간 수익률은 0.34%였다.
특히 단기채권 ETF 시장에 개인투자자의 순매수가 커지고 있다. 이 기간 두 ETF에 쏠린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은 각각 328억 원, 27억 원가량이다.
이는 최근 금리 인상 등 불안정성이 커진 환경 속에서 채권 ETF 상품 종류가 다양해진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채권 ETF를 보유한 KB운용의 경우 국내·외, 단·중·장기, 정·역방향 등 다양한 채권형 ETF 상품을 운용 중이다.
이와 함께 최근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분배하지 않고 지수에 재투자하는 토탈리턴(TR) ETF의 인기도 급상승 중이다. 지난 8월 26일~9월 2일까지 일주일가량 국내 상장된 25개 TR ETF의 거래대금은 101억2600만 원에서 1119억6000만 원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기초지수 상승분 외에도 재투자에 따른 복리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200TR 지수를 기초 지수로 추종하는 'HANARO 200TR ETF'의 경우 지난달 26일 거래대금은 245만 원에 불과했지만, 이달 2일 40억 원이 넘게 거래되며 거래대금이 1600배 이상 증가했다.
앞서 올해 상반기부터 정기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월배당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나타난 가운데 해당 시장도 커지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 6월 최초로 매월 배당을 주는 'SOL 미국S&P500' ETF를 출시했다. 매달 마지막 영업일을 기준으로 분배금이 월 1회 지급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초 TIGER 미국다우존스30 ETF 등 4종의 ETF의 분배금 지급 기준일을 매달 마지막 영업일로 변경하며 사실상 월배당 상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회사는 지난 5일 월분배 ETF 4종목의 첫 월분배금을 지급했다.
전문가들로부터 강달러가 지속 중인 환경에 맞춰 '통화형 ETF'를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통화형 ETF들은 과거에 주로 해외 지역 자산 투자에 따른 환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사용되며 주식형이나 채권형 ETF들에 비해 상대적 주목도가 떨어졌다. 그러나 환율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안정됐던 과거와는 달리, 거칠고 강한 움직임을 보이는 현 상황에선 통화형 ETF들이 보다 직접적인 투자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 전환을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고, 국면 전환의 재료 또한 쉽게 찾을 수 없지만, 달러인덱스가 상승할수록 상방에 대한 여력은 줄어들고, 하방에 대한 여력은 증가할 것"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달러 약세 변곡에 따른 기회가 다가올 것으로 판단하고, 이 국면에서는 통화형 ETF 를 활용한 투자가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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