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회장 취임시 약속한 '소통위원회' 논의 조차 없어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두고 노사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최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노동조합(노조)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강 회장이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과 관련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은 경남 창원 부산신항 한진터미널에서 열린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산업은행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으로 이전해 해양도시화, 물류도시화, 첨단 과학산업 도시화로의 길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대변인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발언은 외국 금융기관 진출이나 외국 투자 유치를 위해 산업은행이 금융지원 허브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취지다.
강석훈 회장은 "이해관계를 잘 조정하고 산업은행의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최대한 신속하게 이전을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산업은행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해당 발언 다음 날인 지난 1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은 지부는 산업은행 여의도 본점 8층 회장 집무실 앞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집회에 참여한 조합원은 약 400명으로, 대규모 인원이 직접 회장실에 찾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16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총파업에서도 본점의 부산 이전 반대를 주요 현안으로 내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반발이 더욱 거시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강석훈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 이전에 대한 노사 갈등이 강 회장 취임 전부터 계속되고 있지만, 내부 구성원들에게 별다른 입장이나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취임 당시 강석훈 회장이 제안한 '소통위원회'는 아직까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강 회장은 지난 6월 21일 취임식 당시 직원들에게 "본점 이전 등 현안 사항은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소통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했던 소통 채널마저 제대로 구성되지 않으면서 노사 갈등 해결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부산 이전 문제와 관련해 산은이 공식적인 견해를 내놓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소통의 물꼬조차 트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임원실 앞 복도에서 400여 명이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며 "(부산 이전 관련)소통의 자리는 전혀 없고 대립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강 회장이 취임 때 얘기했던 소통위원회와 관련해서도 전혀 논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며 "위원회 구성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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