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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격차 벌리자" 韓 조선사 '저탄소 선박' 개발 경쟁

  • 경제 | 2022-09-05 14:51

대체연료·돛 이용해 탄소저감 경쟁…공동기술개발로 기술격차 확대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풍력보조 추진장치인 로터세일(Rotor Sail)의 독자모델 '하이로터(Hi-Rotor)'가 설치된 선박 조감도.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풍력보조 추진장치인 로터세일(Rotor Sail)의 독자모델 '하이로터(Hi-Rotor)'가 설치된 선박 조감도. /현대중공업 제공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이 탄소배출 기준 강화에 대응하고 수주확산을 위해 저탄소 선박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수소연료 배터리, 암모니아 등 대체연료 사용하고 전기 로터세일을 활용해 연료 효율을 높이고 일본과 중국 등 조선사들과의 기술 초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한국선급(KR)로부터 선박 풍력보조 추진장치인 로터세일(Rotor Sail)의 독자모델 '하이로터(Hi-Rotor)'에 대한 설계승인을 획득했다.

로터세일은 선박 갑판에 설치되는 원기둥 형태의 구조물로, 바람을 이용해 추진력을 추가 발생시킴으로써 연료 소모량을 절감하고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전기 모터로 회전하는 로터세일이 선박 주위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만나면 로터세일 주변부에 압력차이가 생겨나는데, 이에 의해 전진하는 추진력이 발생하는 '마그누스 효과(Magnus effect)'를 활용한 기술이다.

로터세일은 선박 탑재 시에 6~8%의 연료 절감과 함께 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세계 60개국 750여개 회사가 참가하는 가스에너지산업 전시회인 '가스텍(Gastech)'에 참가해 다양한 친환경 기술을 소개한다.

여기서 삼성중공업은 탄소가 없는 연료인 암모니아를 운송하면서 추진 연료로도 사용 가능한 '대형 가스운반선(VLGC)' 개념설계 기술을 공개한다.

아울러, 삼성중공업은 한국 선급(KR)으로부터 '에스에스피엘(SSPL)에 대한 기본 인증을 획득하고, 본격 상품화에 나서고 있다. SSPL은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메인엔진과 엔진 축으로부터 엔진 출력을 계측해, 이를 효율적으로 제어·관리하는 친환경 스마트 기술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삼성중공업 측은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양수산부 주관으로 추진되는 '한국형 수소연료전지 예인선 개발 사업'에도 참여해 수소연료전지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최대 3MW급 수소연료전지-배터리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을 개발, 실제 선박에 적용하고 육지와 해상에서 실증 작업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개발 중인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 개념도. /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이 개발 중인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 개념도. /대우조선해양 제공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은 '경상남도 대형선박 무탄소 연료 활용 규제자유특구' 사업에도 참여한다. 이 사업에서 대우조선해양은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을 개발하고, 암모니아 혼소 엔진이 탑재된 선박 운항을 통한 실증 작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업계 최초 통합 실험센터인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에 실증 시험 설비를 갖추고 자체 개발한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의 기술적 검증도 병행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 간 기술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HSD엔진은 업무협약을 맺고 차세대 친환경 엔진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협약을 통해 3사는 '탈 탄소화'를 위해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을 대체 연료로 삼는 신형 엔진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대형 선박의 경우 화석연료에서 LNG 추진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완전한 '탈 탄소화' 목표에 부합하려면 대체 연료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국내 조선사들이 친환경 기술 개발 강화는 탄소 배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내년 초부터 국제해사기구(IMO)는 탄소집약도 등급제(CII)를 적용해 선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발생량를 기준으로 A(높은등급)부터 E(낮은등급)까지 등급을 부여한다. 선박이 3년 연속 D등급을 받거나 E등급을 한번이라도 받을 시 선주는 개선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규제에 충족하지 못하면 폐선된다.

단기적으로는 벙커C유 등을 사용하던 선박연료를 LNG로 대체해 대응할 수 있지만 더 나아가서는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연료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조선사 관계자는 "국제적인 탄소배출 규제로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먼저 확보할 수 있다면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게 된다"면서 "현재 과도기 단계인 LNG선의 경우도 한국 조선사들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차기 친환경 기술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 '기술 초격차'를 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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