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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원 넘보는 환율에 철강업계 '비명'…재고자산 급증도 우려

  • 경제 | 2022-08-25 15:00

경기침체→수요감소→가격하락 악순환…제품 감산 검토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철강업계 수익구조에 빨간불이 켜지는 모양새다.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POSCO 광양제철소 4고로의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포스코그룹 제공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철강업계 수익구조에 빨간불이 켜지는 모양새다.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POSCO 광양제철소 4고로의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포스코그룹 제공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환율이 지속해서 상승하면서 철강업계 안팎에서 원자재 수입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제품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고자산도 급속히 늘어날 가능성도 커지는 분위기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1336.70원이다. 이는 지난 6월 2일(1240원) 대비 약 100원 오른 수치다. 올해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상승한 1260원을 기록했다.

환율 상승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반영된 결과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3월 0.25%였던 기준금리를 3년여 만에 처음으로 0.25%p(포인트) 올린 뒤 5월, 6월 7월 연속으로 올려 현재 2.50%를 기록하고 있다. 연내 2차례 인상이 더 예정돼 있는만큼 기준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달러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원화의 가치가 낮아지게 돼 환율은 오르게 된다. 한국도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미국의 상승세가 가팔라 '금리역전' 현상이 나타나는 실정이다.

이처럼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철강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원자재를 거래할 때 달러로 사들이게 되는데, 환율이 높을수록 '환차손'이 발생하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2일 기준 북중국 철광석 현물 가격은 톤(t)당 100.65달러 수준이다. 현재 환율로 환산하면 13만4400원 수준인데, 환율이 1400원으로 늘어나면 14만 원대로 가격이 오른다.

원자재 투입 비용은 늘어나는데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철강 제품 판매가 줄고, 재고는 쌓이는 형국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철강 부문의 올해 상반기(1~6월) 말 재고자산은 총 14조998억 원으로, 지난해 말(12억342억원)보다 17% 증가했다. 재고자산이 얼마나 빨리 매출로 이어지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재고자산회전율은 같은 기간 5.31회에서 4.66회로 떨어졌다.

현대제철도 같은 기간 재고자산이 22%(6조7304억 원→8조2657억 원) 늘고 재고자산회전율은 3.35회에서 3.27회로 내려갔다.

이렇게 되면 경기 침체→수요 감소·재고 증가→제품 가격 하락의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 국내 열연강판 유통 가격은 지난 5월 t당 138만 원에서 이달 102만 원까지 떨어졌다. 철근은 같은 기간 111만 원에서 92만5000원, H형강은 톤당 140만 원에서 123만 원으로 가격이 내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료탄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그간 강세를 이어오던 철강재 가격이 흔들리고 있으며, 글로벌 철강 수요 정체 속에 가격이 내려가면서 수익성이 감소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철강업체들은 일부 생산량 감산을 진행하고 비상경영·해외법인 정리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포스코는 오는 9월부터 선재, 스테인리스 생산을 각각 2만t, 5만t씩 줄이기로 했다. 생산량을 줄여 제품 가격을 방어하고, 수요 회복을 기다린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도 보수 일정에 따라 하반기 생산량을 조절할 계획이다.

또 포스코는 전사 차원의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면서 밀마진(철강 판매가에서 주원료비를 뺀 값) 하락을 방어하고 안전, 환경분야를 제외한 모든 분야의 비용절감을 추진한다.

동국제강은 지난 7월 중국 법인 DKSC 지분을 매각하고, 최근 브라질 CSP 제철소의 매각도 결정했다. 변동성이 큰 해외법인을 매각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철강업체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빠르고, 최대 철강 수요처인 중국의 봉쇄도 지속되면서 철강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열연·냉연강판 등 전 제품군의 감산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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