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수요 최소 1만 대 이상 증가 예상…수리 지원·출고 빠른 차량으로 수요 분산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수도권 집중호우로 인해 대량의 침수차가 발생하면서 신차 수요가 최소 1만 대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침수피해까지 더해지면서 신차 출고가 더욱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침수차의 불법 유통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손해보험사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대형 5개사에 5657대의 침수 피해가 접수됐다. 이들 5개 대형사의 손해액만 774억원으로 추산된다.
중부지방에 머물렀던 비구름떼는 이날 충청권으로 내려가 300mm대 폭우를 쏟아낼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다음 날인 11일에는 다시 중부권으로 북상할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아직 집중호우가 끝나지 않았기에 피해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동차업계는 올해 침수차량이 최소 1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더불어 태풍 피해 겪었던 지난 2020년 침수차는 2만1194대에 육박했으며, 2011년 집중호우 때는 1만4602대의 침수차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수해는 유동인구가 많고 차량 통행량이 많았던 강남 지역에 피해가 집중된만큼, 과거보다 더욱 침수차 피해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문제는 과거와 달리 현재 차량용 반도체와 부품 수급난으로 완성차업체의 자동차 신차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는데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7월 신차 등록 대수는 15만1234대로 전년 동월대비 4.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중 국산차 신차 등록 대수는 12만9678대로 전년 동월대비 3.3%, 수입차 신차 등록은 2만1556대로 13.4% 줄어들었다.
현재 국산차 기준으로 인기 있는 모델을 계약하면 최대 18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현대자동차의 8월 납기정보를 살펴보면 아반떼는 17개월, 베뉴 12개월, 아이오닉5 12개월 이상 소요된다. 기아도 쏘렌토 17개월, K5 14개월, K8 11개월, EV6 14개월 대기 기간이 필요하다.
신차를 피해 중고차 시장의 문을 두드려도 차량을 구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중고차 전체 평균 거래량은 전월 대비 10% 줄어들었지만, 중고차 전체 평균 시세는 같은 기간 13.6% 상승했다.
김필수 교수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자신의 차량이 침수차가 됐을 때, 자동차보험에서 전손 처리를 해버리고 새로운 차량을 구매한다"면서 "이번에는 특히 강남지역에서 피해가 크기 때문에 새차 수요가 갑자기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재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 출고가 지연되고 있어 공급이 부족한 상태인데, 수요가 늘어나면 대기시간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업계는 수해피해를 입은 차량 수리를 지원하고, 출고가 빠른 차량에 대해 할인을 제공해 수요를 분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수해 피해 차량에 대해 수리비를 최대 50% 할인 해주며, 입고 후 렌터카를 대여할 경우 최장 10일간 렌트 비용의 50%를 지원한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보험수리 자기부담금을 전액 제공하고, 공임비 20%, 부품가 25% 할인 해주며, 쉐보레는 50만 원의 수리비를 지원한다. 쌍용자동차도 수리비의 40%를 할인 해준다.
르노코리아는 집중 호우 피해자와 가족이 이달 말까지 중형 세단 SM6 차량을 구매할 경우 20만 원의 특별 할인을 제공한다. 쌍용차의 경우 토레스를 제외한 전 차종에 대해 20만원의 할인을 지원한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SM6는 계약 후 한달 내 빠른 출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할인을 제공해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고차시장은 침수차 판매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침수차 매물을 차단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고, 거래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엔카닷컴은 고객이 정확하게 침수 정보를 확인하도록 '보험이력조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 매물정보가 보험이력 내용과 다를 경우, 명확하게 침수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계도활동을 펼치고 있다. 플랫폼 차원에서는 7일내 환불을 지원하는 '엔카홈서비스' 등을 통해 보상을 지원한다.
직영 판매 플랫폼 케이카는 자신들이 검수한 중고차가 침수차일 경우 전액 환불과 별도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침수차 안심 프로그램'의 운영을 9월 말까지 연장한다. 또 보상금도 1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중고차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침수차를 싸게 판매하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침수차임에도 불구하고 침수되지 않았다고 속이는 것이 문제"라며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인증제도, 환불제를 적극 도입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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