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업체 점주들 불만 고조…IPO 제동 가능성도 '솔솔'
[더팩트|윤정원 기자] 국세청이 여행·숙박 예약 플랫폼 야놀자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조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야놀자 가맹 숙박업체 점주들 사이에서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는 반응이 불거지며, 야놀자에 대한 여타 불만 사항도 새어 나오는 형국이다.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기업공개(IPO)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국세청 '정예요원', 야놀자 세무조사 투입…"결과는 아직"
1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야놀자 본사를 찾아 조사에 필요한 자료들을 확보했다. 통상 조사1‧2국은 정기세무조사, 조사3‧4국은 탈세 또는 비자금 조성 정황이 포착될 경우 비정기 세무조사로 투입된다. 조사4국은 비자금 및 탈세 혐의가 확실할 경우 투입된다고 알려진, 이른바 '정예요원'이다.
더욱이 국세청은 지난달 26일 물가 상승에 편승해 과도한 가격인상·가격담합 등 시장질서 교란 행위로 폭리를 취하는 민생침해 탈세자 99명을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한 상태다. 시장은 국세청의 민생침해 탈세자에 대한 엄정 대응 발표와 야놀자와의 연관성이 다분하다고 풀이하고 있다.
야놀자는 그간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숙박업주들을 착취한다는 비판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제휴 숙박업소 2만5000개, 국내 시장 점유율 70%에 달하는 '마켓 리더(Market Leader)'로서의 권위를 남용했다는 시장의 지적은 현재까지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가맹 숙박업체 점주들의 가장 큰 불만은 단연 10%대의 비싼 수수료와 광고비다. 야놀자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가맹 파트너사에 대한 불공정행위와 숙박업주 대상 과도한 광고비‧수수료 부과, 일감 몰아주기, 광고 상품 노출 위치 및 쿠폰 등과 관련,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했다.
국감 당시 야놀자 측 증인으로 출석한 배보찬 대표는 "제휴 점주의 의견을 듣고 상품 구성에 반영하고, 시장 가격에 대해서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만나 대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공언했으나, 가맹점주들은 달라진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야놀자 측은 정기세무조사에 대해서는 답변을 아끼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별도로 업데이트 된 정보는 없다"고 전했다.
◆ 임원진 개인 명의 숙박업소, 재차 도마 위에
야놀자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이수진, 임상규 대표 등 개인 명의의 숙박업소에 대한 의구심도 불거진다. 국세청 야놀자의 탈세 여부와 함께 같은 날 조사를 시작한 야놀자에프앤지·와이시너지 등 자회사들과의 거래 구조 등도 살펴볼 것으로 전해진 상황. 와이시너지의 경우, 대표 개인 명의의 숙박업소를 관리해 왔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이와 관련해 야놀자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와이시너지는 호텔을 매입 또는 임차하여 숙박업을 하는 계열회사이며, 대표 개인 명의로 된 숙박업소를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표 개인의 숙박업소는 한 군데도 없다"고도 부연했다.
앞서 이수진, 임상규 대표는 자사 플랫폼을 이용해 본인들 잇속을 차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국감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가 강원도 홍천에 대형 펜션 14곳을 신축해 공동창업자인 임상규 야놀자 C&D와 지분을 공유하고, 이를 '휘게리 홍천 하우스'로 운영하며 야놀자 플랫폼에 올려 예약을 받았다고 질책했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확인한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따르면 해당 펜션은 여전히 이 대표와 임 대표의 소유다. 다만 야놀자 측은 휘게리 홍천 하우스는 소유주만 그대로일 뿐, 2021년 국정 감사 이후로 숙박 판매를 전혀 하고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휘게리 홍천 하우스의) 소유주는 그대로이지만, 임직원 복지증진 차원에서 임직원들께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외부 판매를 일절 하고 있지 않으며, 앞으로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 숙박업체 점주들 비판 잇따라…IPO 행보 막나
세무조사가 알려진 이래 야놀자에 대한 숙박업체 점주들의 관심은 한층 고조된 상황이다. 야놀자가 업계 내 논란의 중심에 선 만큼 갖가지 불만과 토로도 잇따른다. 현재 숙박업체 점주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지난해 10월부로 실시된 고객 보상 프로그램 '야놀자케어'에 대한 점주들의 비난도 빗발친다.
야놀자케어는 야놀자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예약된 객실이 숙박업소의 사정으로 취소될 시 예약 고객에게 환불금과 더불어 추가 보상을 제공하는 정책이다. 다만, 야놀자가 소비자들에게는 환불을 진행하되 숙박업체 측에 해당 금액을 요구한다는 식의 푸념이 나온다.
A숙박업체 점주는 "최근 폭우로 인해 외부 변압기가 터져 건물에 전기 공급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예약 취소 사례가 발생했으나, 야놀자 측에서는 가맹점주 사유 건물에서 일어난 사고가 아니었음에도 호텔 측에서 환불금에 대한 위약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며 "'천재지변'의 개념을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야놀자 관계자는 "상황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그에 따른 면책 사유들도 여러 가지다. 변압기 종류가 다양하다 보니 정확히 말씀드리긴 어려워 보인다"고 답했다. 관계자는 "야놀자케어는 제휴점 보호를 위한 다양한 면책 조항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연재해, 전염병 등인데 일반적으로는 자연현상으로 발생하는 재해를 총칭하지만, 야놀자는 제휴점의 보호를 위해 일부 인재가 포함된 재해 역시 자연재해으로 해석하고 있는 점 참고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야놀자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조 원이라는 낮은 몸값 책정과 지지부진한 진행 속도, 까다로운 상장 요건 등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세청 세무조사와 가맹점주들의 불만은 상장 추진 행보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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