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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상>] "토니, 땡큐'…바이든, 최태원 회장에게 손 흔들며 '친밀 외교'

  • 경제 | 2022-07-31 00:00

SK·현대차 등 그룹 총수 민간 외교 활동 '활발'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문수연·최수진·정소양·박경현·이선영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박경현 기자] 잠잠해지는 듯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세를 키우며 긴장감이 높아진 한 주였습니다. 미국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결정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 시장 전반에도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는데요. 이런 와중에도 국내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민간 외교관으로 적극 나서면서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산업계에선 스타벅스가 여름 시즌상품으로 내놓은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로 규정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돼 떠들썩했습니다. 회사 측은 새로운 기념품이나 리워드 카드(3만 원)를 제공하기로 했지만 퍼져나간 소비자 불만이 잠잠해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금융권에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서 발견된 '이상 외환거래' 이슈로 해당 은행들이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먼저 재계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 SK 최태원·현대차 정의선, 글로벌 무대서 눈도장 찍은 '민간 외교관'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국제 무대에서 민간 외교관으로서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알려주시죠.

-최근 국내 그룹 총수들이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을 면담하고 투자와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나선 곳은 SK그룹인데요. 최태원 회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각)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면담을 가지고 220억 달러(약 28조8400억 원) 규모의 미국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히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바이든 대통령의 친밀한 태도와 발언도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최태원 회장의 영어 이름인 '토니(Tony)'를 직접 부르며 "토니 땡큐(Thank you)"를 수 차례 외치기도 했습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화상면담 이후 발코니로 나와 최 회장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며 직접 인사를 건네고, 백악관 오벌 오피스로 초청해 오찬을 하자고 제안까지 했다는 후문입니다. 코로나19 탓에 화상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아쉬움을 잠시나마 달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오늘 면담은 화상으로 진행됐지만 나는 멀리서라도 인사할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는 글과 함께 백악관을 떠나는 최 회장에게 손을 흔드는 자기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친밀한 모습을 보인 이유가 있을까요?

이번 면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한국 기업 총수를 초청한 사례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대만과 일본,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새로운 반도체 공급망 체계를 구축 중인데요. SK그룹의 대미 투자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외교에 긍정의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국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데요. SK그룹이 단행하기로 한 220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그린 에너지 △바이오 등 4대 핵심 성장동력 분야에 집중돼 있습니다. 최근 발표한 전기차 배터리 분야 70억 달러 투자까지 감안하면 향후 대미 투자 규모는 모두 3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 가운데 150억 달러는 반도체 연구개발(R&D) 협력과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 등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투자됩니다. 또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에 20억 달러, 첨단 소형 원자로 등 그린 에너지 분야에 50억 달러의 신규 투자가 단행될 예정입니다.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내 일자리는 오는 2025년까지 4000개에서 2만 개 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됩니다.

실제 외신들도 바이든 대통령과 최태원 회장의 만남을 일제히 주목하며 앞다퉈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로이터는 '바이든, SK그룹의 220억 달러 규모 미국 하이테크 부문 투자계획에 환영한다'는 제목으로 양측의 '윈-윈(Win-Win)' 모델이 가진 의미를 분석했습니다.

AP도 바이든 대통령의 SK그룹의 대미투자가 반도체 분야의 공급망 문제 해소에 미칠 영향과 더불어 그간 SK그룹이 실행에 옮긴 대미 투자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지난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지난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최근 민간 외교 행보를 넓히고 있다면서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8일 한국을 방문한 조코 위도도(조코위)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면담했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이 정의선 회장과 별도 면담을 한 것은 인도네시아가 현대차그룹과 미래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되고 있는데요. 정 회장과 조코위 대통령 면담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인간 중심의 스마트시티 비전과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공유하고 폭넓은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토 균형 발전과 수도인 자카르타의 인구 과밀 등을 해결하기 위해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으로 수도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새로운 수도는 스마트시티로 건설될 예정입니다. 조코위 대통령은 면담을 통해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등 인도네시아 친환경 모빌리티 성장에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인도네시아 신행정수도 건설과정에서도 현대차그룹이 클린 모빌리티 등 중요한 솔루션 제공의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이 국내 기업 CEO들과 회동도 했다면서요?

-조코위 대통령은 정의선 회장과 한 단독 면담에 이어 지난 29일 손경식 CJ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 권봉석 LG 부회장, 노진서 LX그룹 대표이사, 롯데케미칼 김교현 부회장 등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는 포스코와 TKG태광그룹, GS E&C, KCC 글라스 등 국내 주요 10개 기업의 CEO들도 참석했습니다.

조코위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인도네시아 투자와 관련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포스코는 인도네시아에 제2고로를 신설하는 등 철강 사업을 확대하고 신 수도 건설 사업에도 참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LS그룹은 인도네시아 국영전력공사와 함께 전력 인프라 개발을 진행합니다. 인도네시아는 지리적 특성상 섬과 섬을 연결하는 초고압 해저케이블에 대한 수요가 많은데요. LS의 핵심계열사인 LS전선이 인도네시아를 글로벌 거점으로 삼고 해외 진출을 추진한다는 전략입니다.

-그렇군요. 우리나라 그룹 총수들의 민간 외교 활동이 더욱 늘어나 세계 시장 내 위상이 더욱 높아지길 기대해봅니다.

☞<하>편에서 계속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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