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하나금융 상반기 순익 차이 340억 원…"언제든 뒤집힐 수 있어"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리딩금융 자리 만큼 금융지주 3위권 싸움도 치열해졌다.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그룹이 하나금융그룹을 넘어서며 5대 금융지주 순위에 변동에 생긴만큼 향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대 금융지주 순위에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그동안 굳건히 자리를 지키던 하나금융을 제치고 우리금융이 3위로 올라선 것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분기 기준으로도, 반기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우리금융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4% 증가한 9222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전체 순익은 1조7614억 원이다.
이는 줄곧 3위 자리를 지켜오던 하나금융을 넘어선 실적이다.
하나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1조7274억 원이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한 감소세 기록이다. 2분기 실적만으로도 우리금융에 뒤처졌다. 하나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825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171억 원) 대비 10.04%가 감소했다.
농협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35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농협금융이 농업·농촌·농업인을 위해 지원하는 농업지원사업비 2252억 원을 포함한 당기순이익은 1조5040억 원이다.
◆증권사 없는 우리금융…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
우리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614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 성장했다. 이자 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고른 증가세를 보이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상반기 이자 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3.5% 늘어난 4조1030억 원을 달성했고, 비이자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783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금융의 2분기 실적 상승 폭은 16.56%로,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컸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20%를 웃도는 성장세를 보였다.
우리금융은 증권사가 없던 점이 오히려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식시장 침체의 영향을 받은 타 금융지주사와 달리 증권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점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이다.
다만 증권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금융이 꼭 풀어야 할 숙제다.
우리금융 측 역시 꾸준히 '비은행 인수합병(M&A)'에 대한 계획을 밝혀왔다.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매물 탐색, 그리고 실제 인수작업에까지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욱 우리금융 CFO(최고재무책임자)도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는 비은행 M&A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태승 회장 역시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 깜짝 등장해 "비은행 부문이 각자의 비즈니스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포트폴리오 확충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 우리금융에 3위 내줬지만 실적 개선 가능성 多
업계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이 내어준 3위 자리를 탈환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리금융과 상반기 순이익 차이가 340억 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 데다 하나금융의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측은 실적 감소에 대해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과 환율 상승으로 인한 비화폐성 손해 발생, 1분기 중 실시한 특별퇴직 등 일회성 요인으로 순이익에 영향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하나금융은 1분기 실시한 특별퇴직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일반관리비가 전년 동기 대비 9.7%(1962억 원) 증가한 2조2112억 원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2분기 일반관리비는 전분기 대비 23.8%(2991억 원) 감소한 9560억 원이다.
대손충당금도 선제적으로 많이 쌓았다.
하나금융은 상반기에만 1846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했다. 선제적 대손충당금을 포함한 충당금 등 전입액은 422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5.6%(2168억 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충당금전입액(5326억 원)의 약 80%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하나금융의 실적 개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핵심이익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룹의 이자이익(4조 1906억 원)과 수수료이익(9404억 원)을 포함한 핵심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6%(6159억 원) 증가한 5조 1310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80%로 전분기(1.71%) 대비 0.09%포인트, 지난해 같은 기간(1.67%) 대비 0.13%포인트 개선됐다.
계열사별로 보면 상반기 하나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9.6%(1206억 원) 증가한 1조373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하나캐피탈도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163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으며, 하나자산신탁과 하나저축은행도 각각 17.7% 오른 501억 원과 9.9% 증가한 14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반면 하나증권과 하나카드 그리고 하나생명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나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49.6% 감소한 139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기인한 증권중개수수료 약세 등으로 인한 감소세다.
하나카드도 16.5% 감소한 1187억 원을, 하나생명은 47.7% 감소한 10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상반기 순익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며 "300억 원대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손병환號 농협금융, 순위권 싸움은 아니지만 지주 출범 이후 최대 실적 달성
손병환 회장이 이끄는 농협금융은 올해 상반기 지주 출범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농협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3505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5.3% 증가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2분기 실적도 사상 최대였다. 2분기 순이익은 7542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1.3%, 전분기에 비해서는 26.5% 늘었다.
주요 자회사인 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92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 NH농협캐피탈도 좋은 성적표를 받으면서 지주의 순익을 끌어올렸다.
농협생명은 상반기 1964억 원의 순익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했다. 농협손보와 농협캐피탈 순이익도 각각 725억 원, 619억 원으로 26.5%, 6.2% 늘었다.
다만 시장금리·환율 상승, 주가 하락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다른 지주사들과 마찬가지로 증권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 NH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57.9% 줄어든 222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농협금융의 보유지분이 53.87% 수준이라 실적 감소폭이 다소 상쇄된 측면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부진은 다른 금융지주들도 마찬가지"라며 "증시 불황으로 인해 타격을 받은 NH투자증권을 제외한 농협금융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어느 정도 균형이 잡혀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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