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휴업일 배송 '긍정적'이지만 새벽배송은 '이미 철수' 반응도
[더팩트│최수진 기자] 정부가 '대형마트' 관련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나서는 가운데, 그 영향에 대한 의견이 나뉘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배송(새벽배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에 이어 의무휴업일을 폐지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업에 미치는 실효성은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무휴업일 폐지 등은 긍정적이지만 새벽배송 관련 사업은 규제 완화 시에도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 정부, 대형마트 규제 완화할까…관련 부처와 협의
2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대형마트 규제 완화를 준비하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범위에서 온라인 배송을 제외하고 의무휴업일 자체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윤석열 정부가 기업 중심의 경제를 강조하면서 펼치는 '친기업 정책'의 일환이다.
2010년 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형마트는 매달 2회의 의무 휴업을 시행하고 있다. 오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의 영업제한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의 의무휴헙일에는 오프라인 점포의 물류·배송기지에서 온라인몰 배송하는 자체도 금지돼왔다.
대형마트 내 물류센터인 PP센터(피킹·패킹센터)가 점포 후방 공간에 있는데,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해 전개하는 온라인 영업 활동은 오프라인 영업과 완전히 분리할 수 없는 만큼 이를 활용하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대형마트에서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온라인 배송 또는 새벽배송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물류센터(물류창고)를 짓고, 해당 센터에서 배송을 해야 한다. 결국 새벽배송을 위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공정위는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제한하는 조항 등을 개선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유통업체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역차별 문제를 일으키는 규제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탓이다.
◆ 의무휴업 폐지 '긍정적' 새벽배송엔 '글쎄'…사업따라 엇갈린 실효성
대통령실에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대형마트 격주 의무휴업 규정을 폐지하고 기업 자율에 맡긴다는 내용)'와 관련해 지난 20일부터 온라인 투표를 진행 중인데, 찬성을 의미하는 '좋아요'에 57만5071표(26일 기준)가 몰려 대통령실에서 진행하는 10건의 투표 가운데 가장 많은 반응을 얻었다. 투표를 마감하는 오는 31일을 기준으로 국민 관심이 높은 3건을 추려 국정에 반영하는 만큼 대형마트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변화는 대형마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평일(월~금) 매출이 높게 나타나는 이커머스와 달리 대형마트는 주말 매출 높아 의무휴업 규제가 완화된다면 주말 매출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온라인몰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대형마트 의무휴업 관련 규제가 완화된다면 마트 점포 후방 공간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상품을 배송해온 플랫폼들도 의무휴업일에 배송이 가능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라며 "특히,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유통산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규제가 완화된다면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새벽배송도 가능해진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새벽배송 서비스의 경우 일반 배송보다 재고 처리 부담이 크고 투자 대비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판단에서 이미 다수의 기업들이 새벽배송을 포기하고 있어 규제 완화로 새벽배송이 가능해진다고 해도 해당 사업을 확대하는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GS리테일, 롯데온 등은 새벽배송을 중단했다. 우선, GS리테일은 다음달부터 GS프레시몰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며, 밀키트 1위 기업인 프레시지도 새벽배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롯데그룹의 통합온라인몰인 롯데온 역시 지난 4월에 새벽배송 서비스를 종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벽배송이 가능해진다고 해도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미 타이밍을 놓쳤다고 평가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마트 계열의 이커머스 업체들은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밀려 새벽배송 사업을 철수하고 있다. 새벽배송은 비용이 많이 드는데, 이를 통한 효과는 미미하기 때문에 기업의 정책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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