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영향과 동물의 권리 보호 맥락…대체육 수요 증가"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 20대 A씨(27)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육류를 섭취하지 않는 '간헐적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 육류 섭취를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지만 조금이나마 동물복지 활동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그는 앞으로 대체육 섭취를 늘려가는 등의 노력을 하며 육류 섭취 횟수를 줄여 나가겠다고 했다.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대체육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건강과 친환경을 생각하는 일반 소비자에게 다가가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동물 권리 보호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면서 대체육 시장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 18일 '플랜트베이스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식물성 식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2025년까지 매출 2000억 원 규모로 사업을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정길근 CJ제일제당 부사장은 자사 식물성 사업 목표에 대해 "국내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며 "대체육을 넘어 배양육까지 포함하며, 채식주의자뿐 아니라 건강과 친환경을 생각하는 모든 소비자를 아우를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2016년부터 식물성 식품 사업을 준비해 지난해 12월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인 '플랜테이블'을 출시하고 비건(채식주의자) 만두와 김치를 시작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2020년에는 대체육의 맛과 풍미를 보완하기 위한 차세대 조미 소재인 '테이스트엔리치'와 '플레이버엔리치'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번 달에는 플랜테이블 떡갈비·함박스테이크·주먹밥 2종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15일부터 국내 최초 식물성 정육 델리인 '더 베러'를 오픈했다. '더 베러'는 총 10여 개의 좌석이 마련된 팝업스토어로, 신세계푸드가 지난해 선보인 대체육 '베러미트' 제품을 비롯해 다양한 비건 메뉴를 판매한다. 베러미트는 평소 고기를 자주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고기 본연의 풍미와 질감은 동일하지만 동물성 지방, 콜레스테롤, 발색제, 보존료 없이 식물성 원료 100%로 만들어 제공하는 베러푸즈(Better Foods)의 대안육 브랜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고기보다 더 좋은 대체육으로 인류의 건강과 동물복지, 지구환경에 기여하자는 신세계푸드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의지를 담아 선보이는 푸드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푸드는 29일까지 '더 베러'에서 대체육 관계자 초청행사를 진행한 후 30일부터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운영을 확대해 오는 12월까지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계획이다.
농심도 대체육을 활용한 자사의 채식주의자 레스토랑인 '포레스트 키친'을 지난 5월 27일 오픈했다. 농심은 6월 한 달간 방문객이 1000명을 돌파했고 주말 예약률은 10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포레스트 키친은 단일 코스요리로 다양한 채식주의자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풀무원도 지난 5월부터 채식주의자 레스토랑 '플랜튜드'를 운영 중이다. 플랜튜드는 식품 대기업 중 첫 채식주의자 인증을 받은 레스토랑으로 풀무원의 식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13종의 메뉴가 나온다.
식품 기업들이 이처럼 대체육 사업에 뛰어드는 데는 채식주의자의 증가와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 시장의 전망이 밝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은 2020년 1740만 달러(216억 원)로 2016년 대비 23.7% 증가했으며, 업계는 2025년까지 해당 시장이 2260만 달러(약 28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식품 산업에서는 3D 프린터로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제품화해서 소량 생산을 한다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시사점"이라며 "4차 산업혁명의 영향과 더불어 선진국과 MZ세대를 중심으로 동물의 권리를 보호하는 맥락에서 대체육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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