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 공사비 vs 1000억 원 낮은 공사비 성패 갈라
[더팩트|이민주 기자] 포스코건설이 GS건설과 벌인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부산 '알짜' 대형 재개발 사업장을 GS건설에 내주면서 하반기 도시정비사업 확대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던 포스코건설의 계획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조합은 26일 벡스코에서 조합원 정기총회를 열고 GS건설을 최종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날 총회에는 조합원 929명 가운데 794명이 참석했으며 GS건설은 과반이 넘는 474표(60%)를 얻었다. 출사표를 냈던 포스코건설은 313표를 받는 데 그쳤다. 기권·무효표는 7표다.
부곡2구역 재개발사업은 금정구 부곡동 279 일대 12만5797㎡를 재개발해 지하 5층~지상 35층 아파트 19개 동(2000여 세대)으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조합원은 900여 명이며, 일반분양 물량이 1000세대 이상으로 많아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지난 2019년 GS건설과 포스코건설, 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뽑혔으나 조합이 단독 시공을 요구하면서 계약이 해지됐다. 이후 조합이 단일 시공사 선정을 위해 나섰고,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입찰에 참여하며 이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올해 기준 도시정비사업 수주고 2위인 GS건설은 1위인 현대건설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이 사업 수주에 공을 들였다. 입찰 전인 지난 24일 기준 GS건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2조5663억 원으로 현대건설(5조6998억 원) 3조 원 이상이다.
포스코건설은 상반기 부진을 딛고 도시정비사업 확대 물꼬를 틀겠다는 목표로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경쟁사들이 같은 기간 최대 5조 원이 넘는 수주고를 올린 반면 포스코건설의 수주액은 1조 원대에 그쳤다. 포스코건설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1조5558억 원이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조합 측에 제시한 조건 차이가 수주전 승패를 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 입찰 제안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제시한 공사비는 7425억 원, GS건설은 6439억 원이다. 다만 포스코건설은 2년 6개월간 공사비를 인상하지 않겠다며 '확정공사비'를 제시했고, GS건설은 공사비에 향후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 확정공사비를 제안한 포스코건설의 안이 유리하고, 물가가 안정될 경우 공사비가 1000억 원가량 낮은 GS건설의 안이 유리하다.
설계와 관련해 GS건설은 단지명으로 '자이 더 센터니티'를 제안하고 부산의 새로운 중심이 될 만한 무한한 주거가치를 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세계 최고 해외 구조 설게사인 레라가 구조 안전 검토를 완료했으며, 스카이 브릿지와 커튼월룩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펜트하우스, 테라스 하우스, 오픈형 테라스, 포켓 테라스, 3면 개방형 타입 등 5개 타입의 특화평면을 반영했으며, 조합원에 로열동과 로열층, 특화세대를 최우선적으로 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포스코건설은 조합에 제안한 단지명, 특화설계 등을 외부로 공개하지 않았다.
GS건설은 "부곡2구역의 특성을 오랜 기간 검토한 결과 조합의 설계 원안 대비 아파트 분양 면적과 근린생활시설 면적을 넓혀 사업성을 높였다"며 "실착공일까지 소비자물가지수와 건설공사비지수의 산술평균 증감을 적용할 예정으로 앞으로 비정상적인 물가가 안정되면 조합원에게 보다 합리적인 공사비로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수주로 GS건설은 상반기 수주액 3조 원 달성에 성공했지만 포스코건설은 '도시정비사업 경쟁력 강화'라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기준 GS건설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3조2107억 원이다.
일각에서는 포스코건설이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론칭을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주거의 새로운 개념을 제공하기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 론칭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여러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해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크게 줄었다. 지게 되면 홍보비 등 지출 투입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경쟁사와 모처 수주에서 붙었다가 졌다'는 타이틀이 더 큰 손해다. 다음 수주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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