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휩쓴 서브컬처 게임 한국 상륙, 직접 해보니
[더팩트 | 최승진 기자] '와, 기발하다.' 게임판을 질주하는 경주마 소녀들이라니. 카카오게임즈 신작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우마무스메)'의 첫인상은 신선했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일본 경마를 색다른 방식으로 게임화했기 때문이다. '우마무스메'는 실존 경주마를 미소녀로 의인화해 게이머에게 친숙하게 다가선다. 그러고 보니 '우마무스메(ウマ娘)' 뜻도 말을 의미하는 우마(ウマ)와 딸(娘)을 뜻하는 무스메의 합성어다.
'우마무스메'는 스포츠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우마무스메'를 하다 보면 절차탁마(切磋琢磨)라는 말이 나온다. '부지런히 학문을 갈고닦아서 빛을 낸다'는 경구다. 이는 게임 속 상황에 딱 들어맞는다. 게이머는 '우마무스메'를 지도하는 트레이너로서 레이스에서 승리해 각 캐릭터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 훈련으로 얻을 수 있는 기초 능력과 레이스 관계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휴식으로 체력을 회복하거나 외출로 컨디션을 조절하는 등 항상 '우마무스메'의 상태를 신경 써야 한다.
육성이란 키워드는 그동안 수많은 게임에서 사용돼왔지만 '우마무스메'가 제시한 육성은 더 정교해 큰 재미를 느끼게 한다. '인자'가 대표적이다. 기존 '우마무스메' 능력치를 다음 캐릭터에 계승하는 시스템으로 더 좋은 '우마무스메'를 키울 수 있게 한다. 단발성이 아닌 일관적인 흐름을 가지고 깊이 있게 즐길 수 있게 한 게임 속 장치다. '우마무스메'는 상호작용을 강조하면서 육성의 지평도 넓혔다. 예컨대 게이머의 생일을 입력하면 생일부터 일주일 동안 '우마무스메'가 축하해주고 트레이너 성별을 바꾸면 일부 시나리오도 함께 바뀐다.
'우마무스메'의 레이스 장면은 박진감과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풀 3D 그래픽과 카툰 렌더링 기법을 기반으로 '우마무스메' 활약을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게 했다. 경마 중계 아나운서의 빠르고 경쾌한 목소리는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한다. 특정 레이스에서 우승하면 나오는 '위닝 라이브'는 이 게임의 백미다. '위닝 라이브'는 '우마무스메'들이 춤과 노래를 펼치는 무대를 뜻한다. 우승한 캐릭터가 센터를 맡는다. 실제 여자 아이돌 그룹 공연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수준급이다.
'우마무스메'는 서브컬처(하위문화) 게임으로 분류되지만 신선하고 독특한 매력으로 주류 게임을 위협할 만하다. 실제로 이 게임은 출시 이틀 만인 지난 22일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7위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24일 기준 5위를 차지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우마무스메'는 생소하고 낯선 소재에 게임적 상상력으로 가치를 더했다. 갈수록 경쟁이 심화하는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어떤 참신한 소재에 주목해야 할까. 한국 게임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 준 '우마무스메'는 역으로 해묵은 소재라도 참신하게 접근하면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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