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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兆 일진머티리얼즈 매각, 스틱인베 '죽 쒀서 개 준 꼴'

  • 경제 | 2022-06-09 00:00

허재명 사장 지분 53.3% 등 매각 절차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을 두고 투자자로 나섰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거론되는 형국이다. /더팩트 DB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을 두고 투자자로 나섰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거론되는 형국이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일진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이 지분 매각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투자에 나섰던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인베)가 '죽 쒀서 개 준 꼴'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향후 스틱인베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9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는 최근 최대주주인 허재명 사장의 지분 53.3%를 포함한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가격은 3조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이번 달 중 투자제안서(IM)를 잠재적 인수 후보 기업들에 보낼 예정이다. 매각 측은 이달 말 경에 예비입찰을 진행, 8월 내 인수자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허재명 사장의 지분 매각 계획에 대해서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은 보고받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사장이 독자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일진머티리얼즈 대주주 측은 투자자인 스틱인베와도 교감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틱인베는 지난해 말 일진머티리얼즈의 국내 자회사이자 해외 자회사들의 컨트롤타워를 맡은 IMG테크놀로지에 4000억 원을 출자한 바 있다. 아울러 IMG테크놀로지의 자회사인 IME에도 6000억 원을 투입했다.

결국 일진머티리얼즈에 대한 재무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스틱인베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 연출됐다. 당초 스틱인베는 해외 생산기지의 증설이 완료된 이후 IMG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IMG를 설립한지 1년도 채 안 돼 허 사장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면서, 스틱인베의 투자 전략이 무너진 것이다.

스틱인베는 5600억 원 규모의 공동투자펀드를 조성하고 나머지 금액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해 거래를 마무리했다.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행정공제회, 군인공제회, 우정사업본부, 과학기술인공제회, 신협중앙회 등 국내 주요 출자자(LP)들이 펀드에 참여했다. 해당 LP들 입장에선 자회사에 출자한 지 1년여만에 모회사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해 다시 출자한다면 모회사와 자회사에 중복 투자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LP들로부터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인수에 참여해야 할 국내 PEF 입장에선 사실상 인수전 참여가 막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엑시트(Exit)도, 새 주인 모시기도 어려운 탓이다. 매각 측도 이미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한 소수의 대형 PEF들에 인수 참여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스틱인베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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