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까지 106조 국내 투자…미래 성장 분야에만 43조 투입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SK·현대차·롯데·한화·두산에 이어 LG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배터리, 전장,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 분야에 100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LG그룹은 미래 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2026년까지 향후 5년 동안 국내에만 106조 원을 투자한다고 26일 밝혔다. 국내 투자는 연구개발(R&D), 최첨단 고부가 생산시설 확충, 인프라 구축 등으로 쓰이며, 특히 투자액 중 48조 원이 R&D에 투입된다. LG그룹 관계자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확고히 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그룹(450조 원), 현대차그룹(63조 원), 롯데그룹(37조 원), 한화그룹(37조6000억 원), 두산그룹(5조 원) 등은 지난 24일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윤석열 정부의 '민간 주도 경제 성장'에 힘을 싣기 위해 600조 원에 가까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SK그룹도 이날 향후 5년간 핵심 성장 동력에 247조 원을 투입한다고 추가 발표했다.
LG그룹은 미래 성장 분야를 10년 이상 내다보는 장기적 관점에서 선제 투자를 강화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또 스마트가전, TV, 화학, IT·통신 등 기존 주력 사업은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챔피언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LG그룹은 향후 5년 동안 국내 투자 가운데 약 40%인 43조 원을 미래 성장 분야에 집행할 예정이다. 그중 절반에 가까운 21조 원을 배터리·배터리소재,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AI·데이터, 바이오, 친환경 클린테크 등 분야의 R&D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배터리·배터리소재 분야에 투입되는 금액은 10조 원 이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충북 오창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를 단행, 원통형 배터리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고체 전지, 리튬황전지 등 차세대 전지 개발에 주력하고, 배터리 리사이클 등 자원선순환 시스템 구축, 배터리 데이터를 활용한 진단 및 수명 예측 등의 BaaS(Battery asa Service) 플랫폼 사업과 같은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LG화학은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로 양극재, 분리막, 탄소나노튜브 등 배터리 소재 분야에 2026년까지 1조7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배터리 소재 육성을 위해 경북 구미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고 있고, 기술력과 시장성을 갖춘 기업 대상으로 인수합병(M&A), 조인트벤처(JV) 등을 검토 중이다.
AI·데이터 분야에는 최고 수준의 AI·빅데이터 기술을 확보하고 대규모의 도전적 R&D를 추진하기 위해 3조6000억 원을 투입한다. 2020년 그룹 차원의 AI연구 허브로 설립된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과 AI 관련 연구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초거대 AI를 통해 계열사의 난제 해결을 돕고, 이종 산업 분야와의 협업을 늘려 AI 리더십을 조기에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바이오 분야에는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1조50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세포 치료제 등 혁신 신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임상개발 단계에 진입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M&A나 JV 설립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융복합 인재 양성 등을 통해 차세대 첨단바이오 기술 확보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신재생 에너지 산업소재 등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에는 5년간 1조8000억 원을 투자한다. LG화학은 생분해성 고분자 플라스틱 등 성장하는 친환경 플라스틱 시장에 투자를 강화하고,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역량 강화 등 신규 사업 기회도 발굴하고 있다.
이날 LG그룹은 채용 계획도 발표했다. 회사는 전자, 화학, 통신 등 주력 사업을 고도화하고 AI, 바이오, 친환경 클린테크 등 미래 성장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26년까지 매년 약 1만 명을 직접 채용할 계획이다. 특히 신규 첨단 사업을 중심으로 앞으로 3년간 AI, 소프트웨어(SW), 빅데이터, 친환경 소재, 배터리 등의 R&D 분야에서만 전체 채용 인원의 10%가 넘는 3000명 이상을 채용할 방침이다.
대학 및 관련 기관과 협업해 채용 계약 학과, 산학 장학생, 인턴십 등 산학연계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 생태계 구축에도 적극 나선다. 아울러 LG그룹은 첨단 기술인력뿐 아니라 우수한 능력을 보유한 고졸 인재를 대상으로 산학연계 등을 통해 채용의 기회를 제공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LG그룹은 협력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상생의 토대라 판단하고, 협력사를 지속적으로 육성,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계열사별로 국내 협력사의 스마트공장 확대, 신기술 개발, 해외 시장 진출 등을 위한 협력 방안을 지속해서 마련하고 상생 생태계 구축을 위한 투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LG전자, LG이노텍 등은 협력사가 AI·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스마트 공장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전문가를 파견하고, 공장 자동화 시스템 구축 등 중소기업의 제조 역량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리 체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ESG 역량 진단, 전문 교육 등 컨설팅 지원을 강화한다.
중소협력사의 입사 예정자를 대상으로 SW 무상 교육을 지원하고, 채용장려금 지원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차세대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분야 협력사와는 신기술 개발 단계부터 소재·부품·장비 관련 협력을 강화하고, 원자재 확보와 R&D 고도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LG그룹은 협력사의 원활한 자금 확보를 위해 상생협력펀드, 직접 대출 등을 포함한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1조2000억 원 규모로 운영하고 있으며, 상생 프로그램들을 지속해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LG그룹 관계자는 투자·채용 계획과 관련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고객가치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업의 소임을 적극 실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그룹은 오는 30일 LG전자 HE사업본부를 시작으로 한 달간 '전략보고회'를 실시한다. 이번 전략보고회는 구광모 회장과 계열사 경영진들이 사업·기술·고객 포트폴리오 등 중장기 사업 전략을 논의하고 그룹 차원의 미래 준비를 심도있게 살펴보는 자리다. 전략보고회에서는 3년에 1회 이상 주요 계열사 혹은 사업에 대한 전략 재정비와 미래 준비에 대한 점검이 이뤄진다.
LG그룹은 향후 글로벌 공급망 대응 등을 위해 해외 투자를 늘리게 되더라도 총 투자액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국내에 투자해 LG그룹의 최첨단 고부가 제품 생산기지 및 연구개발 핵심기지로서 한국의 위상이 지속돼야 한다는 데 그룹 내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구광모 회장은 전략보고회에서 각 계열사가 마련한 분야별 전략 방안을 경영진들과 심도있게 논의하고, 중장기 투자와 채용도 계획한 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강하게 독려할 예정이다.
rocky@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