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투·DB證 내달 신용융자 이율 인상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최근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며 증권사마다 투자자 대상 대출 이자인 신용융자 이율을 상승하고 있다. 반면, 증권사마다 증시 대기 성격 자금인 예탁금 관련 이용료율을 올리는데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 신용융자 이율 줄상승…"금리인상 때문에 어쩔 수 없어"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 신한금융투자, DB금융투자가 신용융자 이율을 인상할 예정이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고객의 주식을 담보로 주식 매수자금을 대출해주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달 2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7일 기준 현행 4.5%에서 4.7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 15일 기준으로는 7.0%에서 7.25%로, 30일 기준 7.4%에서 7.65%로 올린다.
DB금융투자는 내달 1일부터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인상하기로 했다. 7일 기준 5.18%에서 5.38%로, 15일 기준 6.18%에서 6.38%로, 30일 기준 7.18%에서 7.38%로 올린다.
유안타증권은 전날부터 고객별·기간별로 0.25%포인트씩 인상에 나섰다. 마이론실버 등급은 7일 기준 8.25%에서 8.50%로, 15일 기준 8.55%에서 8.80%로, 30일 기준 8.85%에서 9.10%로 올렸다. 또한 이달 대신증권, 메리츠증권도 신용융자 이율을 인상했다. 앞서 지난 3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하이투자증권도 이율을 인상했다.
증권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신용융자 이율도 함께 높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0.50%에서 1.50%로 인상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글로벌 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영향으로 한국은행 기준금리 역시 크게 오르면서 이에 맞춰 대출 이자를 인상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에으로 빅스텝을 지속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어 한은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 증권사 대출 이자는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고 설명했다.
◆ 제로금리때 이용료율 낮췄던 증권사들, 인상은 '감감무소식'
반면 대다수 증권사가 예탁금 이용료율을 높이는 데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예탁금 이용료는 증권사 계좌에 예치한 투자자들의 주식거래 대기 자금에 대해 증권사가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다. 증권사는 투자자들의 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 이자를 받는데, 이 이자수익 중 일부를 고객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이용료율은 증권사가 예탁금을 맡기는 기관의 금리 변동에 맞춰 정한다.
최근 토스증권을 비롯해 일부 증권사가 예탁금 이용료율을 올리기로 했지만 기존 대다수 증권사들은 여전히 이용료율 인상에 미온적이다. 토스증권은 지난 16일 기존 0.2%에서 연 1%(세전)로 이용료율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예탁금 이용료율 인상에 나선 증권사(평균잔고 50만 원 이상 기준)는 △미래에셋증권(0.20%에서 0.40%) △한국투자증권(0.10%에서 0.25%)이다. 이외에도 △삼성증권(0.10%에서 0.25%) △KB증권(평잔 100만 원 이상 기준 0.15%에서 0.42%) △SK증권(100만 원 이하 시 0.05%에서 0.10%, 100만 원 초과 시 0.10%에서 0.25%)이 인상했다.
그러나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교보증권 등 대다수 증권사는 이용료율 인상에 대한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국내 35개 증권사 평균 예탁금 이용료는 연 0.199%에 그친다. 0.5%를 넘는 곳은 토스증권을 제외하고 전무하다.
앞서 증권사들은 지난 2020년 한은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50%로 내렸던 당시 줄줄이 이용료율을 낮춘 바 있지만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당시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대부분이 이용료율을 인하했다.
증권사는 예탁금 이용료율 인상이 더딘 이유로 한국증권금융이 정산한 이율을 따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이용료율 산출 기준은 시중 금리가 아닌 한국증권금융에 맞춘다"며 "증권사가 증권금융에 고객 자금을 예치해 증권금융으로부터 일정 수준의 고정 이자를 받고, 신탁 운용수익 등을 받아 투자자들에게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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