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성장 속 '손배소 패소'까지 과제 산재
[더팩트|이민주 기자] 태영건설이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쪼그라들면서 올해 실적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올해 1분기부터 전년 대비 두자릿수대 영업이익 감소율을 기록한 데 이어 영업정지 처분과 소송 패소 여파로 2분기 전망마저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은 283억 원으로 전년 동기(441억 원) 대비 35.7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829억 원으로 13.84%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218억 원으로 16.39% 줄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최근 원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고 광명·전주 등 주요 대규모 사업장이 종료되면서 수익성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 실적은 수년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태영건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5% 감소한 1745억 원으로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태영건설 영업이익은 △2018년 3657억 원 △2019년 2764억 원(-24.4%) △2020년 2509억 원(-9.2%)이다.
당기순이익은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태영건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87.7% 감소한 654억 원이다. △2018년 2441억 원 △2019년 955억 원(-60.9%) △2020년 5325억 원(457.6%)이다.
태영건설의 수익성 악화는 비슷한 규모의 건설사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태영건설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지난해 기준 14위다.
18위 계룡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2.9% 늘어난 2327억 원, 매출액은 16.4% 늘어난 2조5617억 원을 기록했다.
16위인 코오롱글로벌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1조1305억 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77억 원으로 23.3%, 당기순이익은 393억 원으로 24.1% 증가했다. 코오롱글로벌 지난해 영업이익은 24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 당기순이익은 1369억 원으로 70.2% 급증했다.
태영건설은 올해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최근 경기도로부터 받은 영업정지 처분으로 신규 수주마저 어려워졌다.
태영건설은 최근 지난 2017년 발생한 경기 김포시 신축공사장 사망 사고와 관련해 경기도로부터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영업정지 기간은 지난 3월 25일부터 오는 7월 9일(2주 감면)까지다. 영업정지 기간에는 공공사업 수주와 민간 공사의 신규 수주 등 모든 영업 활동이 금지된다.
여기에 최근 강원랜드와 벌인 하자보수 소송에서 고배를 마신 것 역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최근 강원랜드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했다. 고양법원은 지난달 8일 태영건설(피고)에 강원랜드(원고)에 17억9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강원랜드는 지난 2017년 하이원 그랜드호텔 광장주자창 기둥 균열 등 하자를 발견하고 태영건설에 보수를 요청했으나 태영건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자 자체 보강공사를 시행한 후 2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부실시공에 의한 하자 발생을 인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원자잿값 폭등 등 상황이 좋지 않아서 원가 방어 역량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여기에 경영활동을 저해할 수 있는 사고·안전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올해 벌써 수주액 1조 원을 넘겼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꾸준히 수주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영업정지 기간에도 토목건축 관련 입찰이 안되는 것이지 기 계약된 공사는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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