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0억 원 매각 차익 예상…"신성장동력 확보 취지"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신한금융투자가 여의도 사옥 매각에 나서며 영업외이익이 대폭 늘게 될 전망이다. 이는 신한금융그룹 자본비율 상승으로도 이어져 금융지주간 경쟁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향후 나타날 효과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여의도 사옥 매각 우선협상자로 이지스자산운용과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매각을 추진 중이다.
사옥 매각 대금은 약 6400억 원가량으로 알려졌다. 본사 사옥의 장부가액은 지난해말 기준 1747억 원으로, 약 4600억 원의 매각 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 후 회계상 매각차익은 영업외이익에 잡히면서 당기순이익에 반영된다. 매각 작업은 올해 상반기 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이 완료된다면 신한금융투자가 쌍용투자증권 시절인 1995년부터 소유하던 해당 건물의 주인 자리에서 임대인으로 신분이 바뀌게 된다. 신한금융투자는 매각 후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매각에 나서면서 주인이 바뀐 뒤에도 리스계약을 맺고 지낼 예정이다.
이번 매각은 여러 면에서 득이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신한금융투자는 자본 확충에 의해 몸집을 키우게 되면서 수익 창출 능력이 덩달아 커지게 됐다.
증권업 특성상 체급이 커질수록 수익 다각화에 있어 유리해진다. 자본이 클수록 신용공여가 늘고 조달된 자금으로 기업대출이나 비상장사 지분 투자, 부동산 금융 활동 등 수익구조의 발을 넓힐 수 있어서다. 업계는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자기자본 확대를 통한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서는 추세다.
신한금융투자의 자본 규모는 1분기말 기준 KB증권과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 금융지주 증권 계열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자본 확충으로 자본 효율화에 나서게 되면 신용공여 가능에 따라 다양한 신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확대된다.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려 함이 이번 매각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매각이 그룹 차원의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시점에서 리딩뱅크 탈환을 하기 위한 포석으로 삼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신한금융지주는 KB금융지주와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 중이다. 신한지주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KB지주에 1등 자리를 내줬고 올해 1분기에도 500억 원가량 차이로 KB금융에 뒤지고 있는 상태다.
비은행 핵심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의 실적 기여도는 리딩뱅크 레이스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임 등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충당금 여파로 지난해 순이익이 KB증권과 2배가량 차이가 났지만 올해 1분기에는 100억 원 이내로 격차를 크게 좁힌 상태다.
이에 사옥 매각 대금이 실적에 반영되면 올해 지주간 경쟁에도 힘이 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연임 여부는 실적 결과가 큰 영향을 미치기에 이번 매각이 조 회장의 연임에까지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금융투자 사옥 매각은 일회성 이익이기는 하나 소폭이나마 그룹 자본비율 상승 요인인 데다 순이익 확대로 배당여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매각 취지는 다른 것보다 미래 투자 여력 확대에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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