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 "수급난 점진적 완화 전망"
[더팩트|정문경 기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하면서 신차는 물론 중고차 시장에서도 '자동차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구매한 신차를 받으려면 최대 1년 6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것은 물론 중고차값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이르면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완화, 생산량도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대응 방안 마련에 분주한 분위기다.
1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각 브랜드 대리점에 마다 고객들에게 신차 출고 시점을 안내할 때마다 진땀을 빼고 있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지연으로 인기 차종의 경우 출고 시점을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서울의 현대차 한 지점 판매 담당자 한 모씨(39)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 '투싼 하이브리드(HEV)' 모델 등을 구매한 고객들이 차량을 인도 받으려면 최소 1년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며 "차가 하도 없어서 전시용 차량까지 판매 담당자들이 서로 챙기려고 경쟁이 붙는다"고 말했다.
자동차 구매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5월 기준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아이오닉5의 경우 각각 12개월을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스타리아' 차량은 7~8개월을, 상용차 '포터'의 경우 8~9개월, 전기차 모델 '포터 EV'는 출고까지 12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 가솔린, N라인'은 전월 대비 한달이 늘어난 9개월을 기다려야 차량을 받을 수 있다. '아반떼 HEV'와 '그랜저 HEV'도 각각 지난달보다 한달 연장된 9개월, 제네시스 대형 세단 'G80'는 지난달 기준 5개월가량의 대기 시간이 소요됐다.
기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용 전기차 'EV6'는 지난달 16개월 이상에서 2개월 늘어 이달 18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준중형 SUV '스포티지' 디젤 차량은 대기 기간이 13개월에서 14개월로 늘었고, 스포티지 HEV와 쏘렌토 HEV는 지난달과 변동은 없지만 여전히 18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계약해도 내년 11월이 돼야 차량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대리점 측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미니밴 '카니발' 디젤 차량은 지난달기준보다 3개월 늘어난 14개월, 상용차 '봉고'도 한달 늘어난 11개월 이상, 대형 세단 'K8 HEV'도 1년 이상을 대기해야 한다.
신차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중고차 시세도 같이 오르고 있다. AJ셀카가 조사한 온·오프라인 '내차팔기' 거래현황에 따르면 전체 중고차 평균 시세가 전월 대비 3% 상승했다. '그랜저(IG)'와 제네시스 'G80'는 전월 대비 평균 내차팔기 시세가 각각 1%, 3% 상승했고, 기아 중형 세단 'K5' 3세대 역시 15% 상승했다. 또 '더 뉴 아반떼(AD' 와 '싼타페(TM)'는 각각 4%, 8%씩 상승한 가운데 연식변경 이후 가격이 인상되면서 중고차 시세도 같이 상승한 것으로 평가됐다.
완성차 업계는 차랑용 반도체 수급난은 2분기부터 점차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이싿. 현대차는 지난달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부족 사태의 점진적인 안정화를 예상했고, 기아도 2분기 부터 수급 상황이 일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당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월 들어와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가) 완화되는 요인도 있고, 갈수록 완화되는 측면이 있어 계획된 물량을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4월 현대차·기아의 생산량은 올해 들어 최대 생산량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지난달 국내 생산은 총 14만8955대로 3월 12만9595대 대비 1만9360대 늘었다. 현대차의 월별 생산량이 14만대로 올라선 것은 4월이 처음이다. 기아도 올들어 최대 생산량을 기록했다. 지난달 기아의 국내 생산은 총 12만1094대로 전월대비 4666대 증가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경우 국내 공장의 생산 대수 전월비 14.4% 증가해 반도체 수급 차질 영향 일부 완화됐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계절성·특근 등을 배제하면 국내 설비는 사실상 정상 가동률 수준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jmk010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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