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1분기 매출 4.3조, 1993년 연매출 4220억 원 10배 '껑충'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올해로 창립 69주년을 맞은 SK그룹이 재계 서열 2위로 도약했다. 기존 '에너지·화학' 분야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차세대 미래 기술 분야로 전환하며 국내 대기업 가운데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의 고속 성장 중심에는 SK하이닉스와 더불어 그룹의 중추를 맡고 있는 SK텔레콤이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은 4조2772억 원, 영업이익은 4324억 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15.5% 늘어난 수치다. 매출 수치로 비교하면 SK가 공개입찰로 인수하기 전인 한국이동통신의 지난 1993년 연간 매출 4229억 원의 10배, 연간으로 환산하면 무려 약 40배에 달한다.
SK텔레콤이 그룹 편입 30여 년 동안 질적·양적 성장을 이루며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선대인 고(故) 최종현 회장에 이어 그룹 수장인 최태원 회장으로 대를 이어 온 뚝심 경영이 있다.
SK텔레콤이 그룹 핵심 포트폴리오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SK그룹은 선경 시절이던 지난 1984년 미주경영기획실에 텔레커뮤니케이션팀을 만드는 등 정보통신사업 진출 준비에 나섰다. 이때는 이동통신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방향(1990년 7월 '통신사업 구조조정 계획' 발표)이 나오기 6년 전이다.
당시 최종현 회장은 이동통신사업 진출 배경과 관련해 "기존 업체와의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고 국가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분야를 우선적으로 생각했다"라며 "급속히 진전되고 있는 글로벌리제이션 시대에서의 성장 가능성도 고려할 때 정보통신 사업을 다음 사업 영역으로 선정한 것이며 정보통신 분야에서도 새로운 분야이며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고 경쟁에서 비교우위의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부문을 중심으로 가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선경은 1989년 뉴저지주에 현지법인 유크로닉스를 설립, 진출 교두보로 삼았다. 1990년에는 미국 IT 업체와 합작으로 선경정보시스템을 설립했으며, 1991년 선경텔레콤을 설립했다. 이후 1992년 선경텔레콤은 대한텔레콤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제2이동통신 사업권 획득에 참여해 큰 점수 차이로 최종사업자에 선정됐지만, 특혜시비가 불거지자 최종현 회장은 일주일 만에 사업권을 자진 반납했다.
당시 내부에서 사업권 반납을 두고 볼멘소리가 나오자 최종현 회장은 "준비한 기업에는 기회가 온다"며 경영진을 설득했고, 결국 한국이동통신의 공개 매각이 이뤄진 1994년 SK는 당시 시가 보다 훨씬 높은 주당 33만5000원에 회사 인수에 성공했다. 전체 인수자금은 4271억 원이었다.
입찰 가격과 관련해 업계는 물론 그룹 내부에서도 '너무 비싼 가격에 인수했다'며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최종현 선대회장이 "우리가 통신 사업을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회사 가치는 앞으로 더 키워가면 된다"라며 임직원들을 설득했다.
선대의 뚝심 경영을 시발점으로 한국이동통신은 1997년 현재 SK텔레콤으로 사명을 바꿨고, 2002년 1월 신세기이동통신 합병을 완료하며 성장을 위한 시동을 걸었고 △1996년 세계 최초 CDMA 상용화 △2002년 세계 최초 CDMA 2000 서비스 상용화 △2013년 세계 최초LTE-A 상용화 등 잇단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며 국내 대표 통신사업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선대가 세운 성장의 기틀은 '최태원 체제'로 넘어오면서 가파른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월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으로 보임하면서 회사의 인공지능(AI) 사업과 디지털 혁신 가속화 지원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달에는 AI를 담당하는 '아폴로TF' 구성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여는 등 SK텔레콤의 혁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당시 최태원 회장은 "플랫폼 기업들과 그들의 룰대로 경쟁하긴 어려우니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의미 있는 도전을 하자"며 "아폴로는 SK텔레콤을 새로운 AI 회사로 트랜스포메이션하는 역할인 만큼 이를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SK텔레콤은 △유무선 통신 △미디어 사업 △Enterprise 사업 △AIVERSE △Connected intelligence 등 5대 사업군을 중심을 중심으로 성장을 추진 중이다.
구독서비스 'T우주'는 최근 이용자 100만 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의 구독서비스 총 상품 판매액(GMV)은 올해 1분기에만 1300억 원을 돌파했다. 높은 이용자 편의성과 소셜 기능을 강점으로 한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도 3월 기준 MAU(월간 실사용자 수) 135만 명을 달성하고, 해외 유수의 통신사들과 글로벌 진출을 협의하고 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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