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판매량 1년 사이 38% 감소…친환경차 선호 높아져
[더팩트|정문경 기자] "경유(디젤)자동차는 연료비 장점이 가장 커 선호했는데, 이제는 그 장점이 사라졌다."
안양 평촌의 운전자 최모(44)씨는 최근 사용하던 디젤차를 되 팔고, 중고 LPG차를 새로 구입했다. 고유가에 따른 디젤차의 매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최 씨는 "디젤차는 조금 더 비싸더라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류비와 연비 효율 때문에 선택했는데, 요즘 경유값이 휘발유값이랑 비슷하다 보니 자연스레 LPG차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낮은 유류비와 연비 효율을 강점으로 오랜 기간 인기를 끌었던 디젤차가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여기에 최근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바람도 불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경유 평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14년 만에 추월했다. 경유 평균 가격은 ℓ당 1947.59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휘발유값(1946.11원)보다 1.48원 높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것은 2008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경유 가격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경유 재고 부족 사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촉발된 석유제품 수급난 등의 영향으로 급등했다. 경유값은 지난달 30일 ℓ당 1920.52원에서 이달 3일 ℓ당 1903.93원으로 하락했으나, 이후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카드를 던졌지만, 그 효과도 사라진 상태다. 휘발유값이 지난달 30일(1974.77원)보다 낮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과는 대비된다.
경유값의 고공행진으로 디젤차의 판매량도 1년 사이 약 38%나 감소했다. 데이터연구소 카이즈유에 따르면 지난 3월 신규 등록된 디젤차는 2만7906대로 전년 동월(4만4839대)보다 37.8% 감소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수입차의 경우 지난달 신규 등록된 수입차 2만3070대 중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합친 친환경차의 판매 대수가 1만677대로, 디젤차(2514대)의 다섯 배에 달한다.
중고차시장에서도 디젤차 시세가 하락하고 있다. 케이카는 이달을 기점으로 일부 디첼차의 시세가 전월대비 최대 7%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국산과 수입 브랜드를 모두 통틀어 비교했을 때 하락폭이 높은 상위 10개 차종의 평균 시세 감소율은 디젤 3.8%, 휘발유 3.4%로 디젤 차종의 하락폭이 더 컸다.
완성차업계에서는 자사 모델에 디젤 엔진 대신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 엔진으로 바꿔 양산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뉴, 코나에는 가솔린 엔진만 적용하고 있고, 중형 SUV 투싼과 싼타페는 가솔린을 비롯해 하이브리드 엔진까지 마련해 놨다. 일부 세단에 적용되던 디젤차 생산도 중단하고 있다. 최근에는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G80과 G70 디젤차 생산을 중단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시장이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갑작스러운 고유가 사태로 디젤차의 선호가 낮아지고, 친환경차로 갈아타는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mk0108@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