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사협회, 수수료 절반 떼가는 '온택트 파트너스'에 반발
[더팩트|이민주 기자] 부동산정보 플랫폼 직방이 지난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공인중개서비스'를 두고 '골목상권 침해' 논란까지 불거지며 난관에 부딪히는 모양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직방의 지난해 매출액은 5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9% 늘었다. 직방 매출은 최근 3년간 제자리걸음을 이어가다 지난해 정체기에서 벗어났다. 직방 매출액은 △2018년 415억 원 △2019년 415억 원 △2020년 458억 원이다.
매출 규모는 커졌지만 수익성은 되레 악화했다. 직방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82만3000만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는 직방이 지난 2020년 흑자(38억 원) 전환에 성공한 지 1년 만이다. 직방의 영업손익은 △2019년 -42억 원 △2020년 38억 원이다.
이 기간 부채는 늘고 자본금은 줄어들었다. 직방의 부채는 지난해 기준 881억3544만 원으로 전년(140억2362만 원) 대비 528% 늘었다. 같은 기간 자본금은 1482억6388만 원으로 전년(1605만6164만 원) 대비 7.6%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 배경으로는 광고선전비 등 투자 확대와 인력 충원에 따른 복리후생비 증가가 꼽힌다.
직방의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245억4800만 원으로 전년(175억6000만 원) 대비 39% 늘어났다. 복리후생비는 지난 2020년 7억6000만 원에서 지난해 13억5800만 원으로 77% 증가했다. 직방 관계자는 "경상연구개발비 등이 모두 인건비에 포함된다. 공격적 인력채용 등에서 손실이 나왔다"며 "다만 지금 진행 중인 사업이 잘 되고 있어서 (적자가) 지장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공인중개서비스'를 본격화해 프롭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인중개사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용어로 정보기술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 산업을 말한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지난해 서비스 10주년을 맞아 자회사 중개법인 '온택트 파트너스'를 통해 부동산 중개 계약에 직접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온택트 파트너스는 부동산에 관련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직방을 디지털 도구로 활용해 이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파트너십 모델이다.
직방은 공인중개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용자와 중개사간 연결을 고도화하고 부동산 계약 시 공동 날인을 통해 계약 내용에 직접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계약이 체결되면 직방은 공인중개사가 받는 수수료의 절반을 가져가게 된다.
서비스 발표 직후 곧바로 '골목상권 위협'이라는 지적이 쏟아졌고 공인중개사협회의 반발에 부딪혔다.
업계에서는 현재 전세나 월세와 같은 임대차 중개시장에서 이미 부동산 플랫폼 업체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에서 아파트나 주택 매매 중개까지 뛰어들 경우 중개시장에서의 '갑'(플랫폼 업체)과 '을'(공인중개사)의 구조가 더욱 고착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한국공인중개사협회(중개사협회)는 반대 입장문을 내고, 플랫폼 업체의 중개시장 진출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펼치는 등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더구나 올해 취임한 신임 중개사협회 회장이 '대형 플랫폼의 중개업 진출 저지'를 예고하면서 올해 갈등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혁 중개사협회 회장은 지난 1월 취임하면서 "대형 플랫폼 기업의 직접 중개를 강력 저지하겠다. 플랫폼이 독과점 체계를 구축했을 때 실질적 피해가 오롯이 소비자들에게 돌아온다"며 "대기업으로부터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법이 있는 것처럼 대형 플랫폼이 직접 중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방 관계자는 "직방이 직접 중개업에 뛰어들어서 기존 공인중개사분들의 파이를 나눠먹는다는 생각에서 오해를 하시는 것 같다"며 "자사 서비스는 공인중개사분들이 일을 수월하게 하실 수 있도록 디지털 툴(도구)을 제공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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