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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인수한 엔지켐생명과학 실권주, 향방은?

  • 경제 | 2022-05-11 12:05

이달 6일 기준 261만6306주 보유

KB증권은 현재 보유 중인 엔지켐생명과학 지분을 블록딜로 처리할 전망이다. /더팩트 DB
KB증권은 현재 보유 중인 엔지켐생명과학 지분을 블록딜로 처리할 전망이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KB증권이 수백억 원의 손해를 감수하며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회사에 미치는 피해는 상당할 전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엔지켐생명과학 지분을 블록딜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KB증권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던 엔지켐생명과학의 실권주를 모두 사들였다. 지난 2월 엔지켐생명과학은 530만 주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실패, 380만9958주가 실권주가 생겼다. 당시 실권주는 전체 유상증자 규모의 71.89%다. KB증권은 결국 지난 3월 해당 실권주를 유상증자 가격인 1주당 3만1800원에 인수했다.

이후 KB증권은 수차례 장내 매도에 나서며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줄이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엔지켐생명과학 주가 하락세 속에서도 여전히 KB증권이 갖고 있는 주식 수는 상당하다. 이달 6일 기준 KB증권은 261만6306주(지분율 18.78%)를 들고 있는 상태다.

10일 엔지켐생명과학의 종가는 전 거래일(2만850원) 대비 5.04%(1050원) 내린 1만9800원이다. 인수가격 대비 37.8%가량 낮은 수준이다. 해당 가격으로 보유한 주식 전량을 매각한다고 가정하고 단순 계산하면 313억9567만 원가량을 손해보는 셈이다. 블록딜 할인율이 통상 2~8% 수준인점을 감안하면 손해액은 355억3990만 원까지도 불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KB증권은 이달 6일 기준 엔지켐생명과학 261만6306주(지분율 18.78%)를 보유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 홈페이지 갈무리
KB증권은 이달 6일 기준 엔지켐생명과학 261만6306주(지분율 18.78%)를 보유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 홈페이지 갈무리

KB증권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실권주 매도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KB증권은 지난 2018년 6월 이리츠코크렙 기업공개(IPO)에 인수단으로 참여했다가 실권주를 대량 떠안았던 전례가 있다. 당시 315만897주의 실권주를 인수했다가 2개월 후인 같은 해 8월 손실을 보고 블록딜로 처분했다. 주당 공모가인 5000원에 이리츠코크렙 미매각 주식을 인수했던 KB증권은 4550원에 주식을 되팔았다. 블록딜 가격은 공모가와 비교하면 9% 낮은 수준으로, KB증권은 1.62%의 흔치 않은 블록딜 할인율에도 불구하고 14억1790만 원정도의 손실을 입었다.

2018년 9월 크리스에프앤씨 기업공개(IPO)에서도 대표 주관사로 참여해 청약 미달로 실권주 41만5755주를 949억3200만 원에 인수한 후 처분한 바 있다. 대표주관사로서 2개월의 보호예수를 약속했던 KB증권은 해당 실권주를 공모가 3만 원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했다. 다만 정확한 매도 가격에 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KB증권 관계자는 "크리스에프앤씨 처분 단가는 확인이 안 된다"고 답변했다.

KB증권 측은 현재 블록딜이 구체적으로 진행 중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전량을 블록딜로 당장 매도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우려스럽다. 블록딜은 확정된 것이 아니고 검토하고 있는 방안 중 하나"라며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손해액에 관한 책임 소재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관계자는 "아직 손해를 본다고 결정 난 것은 아니지 않나. 답변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답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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