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방산·우주항공, 바이오 등 '새 먹거리'에 꾸준한 수혜 예상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며 새 정부가 내세울 정책과 그에 따른 수혜주에 시선이 쏠린다. 증권가는 원전을 비롯해 건설, 연구개발(R&D) 업종 등 정책과 관련된 종목이 상승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윤 대통령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진행했다.
앞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 따라 수혜를 입을 업종이 점쳐지고 있다. 윤 정부는 특히 에너지, 방산·우주항공, 바이오산업, 인공지능, 탄소중립 대응, 스마트 농업, 문화콘텐츠 산업 등 7개 산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증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기조 단행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로부터 수익률 방어를 위한 업종 찾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항공·우주와 방위산업이 대표적 정책 테마주로 꼽힌다. 인수위는 과학기술 분야 국정과제 중 하나로 '세계 7대 우주강국 도약'을 제시했다. 실제로 항공기 부품 제조사인 하이즈항공은 국정과제가 발표된 지난 3일 장중 7500원까지 올랐다. '방산 빅3'로 꼽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은 지난 6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월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등 최근 크게 올랐다.
이전 정부와 정반대 정책방향을 갖게 된 원전분야 역시 성장이 예상된다. 앞서 윤 정부 10대 국정과제 중 '탈원전 정책 폐기'가 인수위로부터 선정됐다. 이에 공사를 중단한 신한울 3·4호기에 대한 건설 재개와 원전의 '녹색 에너지'로의 분류가 예상된다. 대표적인 원전주는 산업용 및 원자력발전소용 계측기 제조 전문 기업 우진이 있다. 우진은 지난 한 달 동안 40%가량 올랐다. 원전수출지원단에 포함된 두산에너빌리티도 최근 약세장에서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윤 정부가 부동산 공급 확대 정책에 나설 것을 피력해온 만큼 건설주도 수혜 종목으로 꼽힌다. 다만, 건설주는 원자재 가격 상승 리스크로 인해 대통령 선거 전 받은 상승분을 반납했다. 앞서 건설주는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이 주목받은 바 있다.
건설주 상승에 대해 증권가는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온전하게 새로운 정권 시작에 따른 부동산 정책 변화와 대형 건설주 수혜 가능성에 집중하며 투자할 시기가 됐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또한 110대 국정과제에서 민간주도 성장과 R&D가 강조돼 왔기에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높은 종목도 눈여겨볼만하다. 증시 대형주 중 지난해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은 △네이버 △셀트리온 △넷마블 등이 있다. 시총이 비교적 작은 종목으로는 △아나패스 △로보티즈 △유진로봇 △레인보우로보틱스 △케이엠더블유 등이 꼽힌다.
윤 정부가 수소경제를 강조해온 만큼 이와 관련된 종목에도 눈길이 쏠린다. 윤 정부가 발표한 총110개 국정 과제 중 10개항목에서 '수소'와 관련된 단어가 등장했다. 이에 따라 앞서 업계로부터 꼽혀온 수혜주로 △원자력 수소 관련 업체 이엠코리아, 엘켐텍, 오르비텍, 다원시스 △해외 친환경 에너지와 연계된 청정수소 생산기업인 현대차, 롯데정밀화학, SK가스 △친환경·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기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어지며 수혜를 받는 기업으로 포스코, 현대제철 등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개별종목에 집중한 리포트가 발간되기도 했다. SK증권은 원자력발전소 방사선 및 시설 관리업체 오르비텍에 상승 여력이 있다고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디지털자산 관련 공약에 따라 갤럭시아머니트리를 추천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분자진단 솔루션 개발 및 제조회사 진시스템을 추천하며 "윤 대통령의 동물복지 공약으로 반려동물 표준 수가제 도입 및 치료비 부담 경감 등이 포함됨에 따라 향후 후속조치들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한국전력을 추천하며 "윤 정부에서 계획 중인 에너지 정책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한국전력에 유리한 방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들은 전날 어두운 증시 분위기로 인해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취임식이 진행됐지만 대외적 여파로 인해 증시에 큰 호재로 작용하지 못한 모양새다.
관련주는 웅진(+17.93%), 서연탑메탈(+5.84%), NE능률(+0.98%) 크라운제과(+0.46%)가 올랐고, 덕성(-1.49%), 노루홀딩스우(-2.99%) 등은 하락했다. NE능률, 덕성 등은 전날 장 초반까지 상승 탄력을 얻지 못해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거나 신저가 부근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박스권에 머무르며 혼조세를 보이는 현 상황에서 변동성이 높은 정책 테마주의 상승을 점치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긴축과 물가로 인해 성장을 예상하기 어려운 시기이므로 정부 정책 수혜, 성장 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면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장세와 각종 대외적 변수가 많은 시기이므로 정책적 수혜 업종과 종목에 대한 무조건적 투자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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