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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중간 요금제' 추진되면…알뜰폰 업계는 어쩌나

  • 경제 | 2022-05-09 00:00

시기상조라던 통신 3사 고민 중…알뜰폰, '변별 요인' 사라질 위기

5G 중간 요금제 도입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알뜰폰 업계까지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더팩트 DB
5G 중간 요금제 도입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알뜰폰 업계까지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한예주 기자] 5G 중간 요금제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통신 3사는 물론 알뜰폰 업계까지 달라질 시장 환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새로 도입될 요금제가 통신 3사로부터 망을 도매해 사업을 진행하는 알뜰폰까지 영향을 줄 것이란 판단에서다. 중간 요금제로 인해 5G 요금이 저렴해질 경우 LTE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의 이탈이 우려된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는 최근 5G 중간 요금제 신설안을 우수 국민제안으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5G 중간 요금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차기 정부에서 5G 중간 요금제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통신 3사는 중간요금제 도입에 대해 "5G 망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 만큼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었지만, 더 이상 버티기 어렵게 됐다.

업계에선 통신 3사가 5만 원대 후반~6만 원대 초반의 일반 정규 요금제를 만드는 방안, 가격을 4만 원대로 낮추는 대신 선택약정 할인이나 가족결합 할인 혜택이 없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 형태로 중간요금제를 도입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통신 3사가 정부와 협의해 알뜰폰 시장에서 철수하고 중소 알뜰폰 업체들에게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자일 경우 정부가 요구하는 '20GB대 데이터 제공 중간 요금제'를 신설하기 위해선 통신 3사 5G 요금체계의 대대적인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통신 3사로부터 망을 도매해 사업을 진행하는 알뜰폰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중소 알뜰폰 5G 주력 요금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더해진다. 현재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2~7만 원대 5G 요금제를 통해 적게는 3~12GB, 많게는 100~1200GB를 제공한다.

오프라인 유통망의 부재를 비롯해 열악한 고객센터 환경 등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각종 혜택이 부족한 만큼, 가격에서 변별력이 없다면 고객 이탈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간 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던 알뜰폰의 변별 요인이 사라진다"며 "가격이 비슷하다면 통신 3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중간 요금제를 직접 만드는 경우와 알뜰폰 시장과 연계하는 경우를 고민하고 있다. /더팩트 DB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중간 요금제를 직접 만드는 경우와 알뜰폰 시장과 연계하는 경우를 고민하고 있다. /더팩트 DB

후자의 경우 통신 3사가 5G 중간요금제와 알뜰폰 시장 문제를 연계하는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

현재 알뜰폰 시장은 통신 3사의 자회사(총 5개사)들이 사실상 50%가 넘는 시장 점유율(올 2월 기준 53%)을 가지고 있어, 과기정통부와 국회가 점유율 규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까지 알뜰폰 시장 내 통신 3사의 독과점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밝힌 상태다.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도 "통신 3사가 5G 중간요금제에 협조 안 하면 알뜰폰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통신 3사가 정부와 협의를 거쳐 알뜰폰 시장에서 철수하고 현재 LTE(4세대 이동통신)와 저용량 5G 요금제가 주력 상품인 중소 알뜰폰 업체들에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도록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LG유플러스의 입장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통신 3사 모두에게 알뜰폰을 철수하라는 정부 결정이 나온다면 따를 의사가 있다"고 밝힌 데 이어, KT도 최근 이를 검토하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었다. 하지만 자회사들의 알뜰폰 가입자가 가장 많은 LG유플러스는 반대하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 3위 사업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중소 알뜰폰 업체들을 지원하는 전략을 펴는 등 이 시장 활성화에 공을 들여왔다. 경쟁사 가입자들을 알뜰폰 고객으로 빼앗아 시장점유율(MVNO 포함)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50%에 육박한 점유율을 보이는 이동통신 시장은 내버려둔 채 알뜰폰 시장에 대해서만 점유율을 규제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며 "5G 중간 요금제로 통신 3사는 물론 알뜰폰 업계도 고심을 많이 하고 있다"고 답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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