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임금협상 난항…보름 가까이 파업 단행
[더팩트|정문경 기자] 현대중공업 노사가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2021년도 임금협상을 두고 견해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보름가까이 파업을 단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양측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오는 13일까지 파업을 연장하면서, 지난 4월 말 부터 보름 가까이 파업이 이어지게 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4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6일부터 13일까지 파업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6일은 전체 조합원 7시간 파업, 9~10일은 지단별로 7시간 파업과 8시간 전면파업을 병행한다. 11~13일은 전체 조합원 전면파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노조는 지난 4월27일부터 5월4일까지 한 차례 파업을 벌였다. 당초 4일에 파업을 끝내려 했지만, 2일 열린 임금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파업 연장을 결정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21년 임금협상을 아직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 3월15일 기본급 7만3000원 인상, 성과급 148%, 격려금 250만원 지급 등이 담긴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일주일 뒤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66.76%가 반대하며 부결됐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일과 3일 각각 본교섭·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부는 기본급·격려금 인상을 포함해 연차별 임금격차 조정과 직무환경수당 개선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실무부서 검토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교섭을 마쳤다. 직무환경수당은 직무 강도를 측정해 강도 높은 업무에 추가 수당을 주는 제도다. 지부는 객관적인 직무환경 등급 조사를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같은 연도에 입사했는데도 (직원별) 임금격차가 커 해소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경력과 숙련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준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3일 전까지 협상에 진척이 없으면 노조가 또 한번 파업을 연장하며 '강대강' 대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노조의 파업에 최근 국내 8개 조선소 노조로 구성된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연대투쟁을 선언했다. 또 노조는 사내 1·2도크 사이 도로를 농성 천막과 오토바이 등으로 막아 설비와 자재 등 물류 이동을 차단하고 있다.
파업 장기화 우려에 현대중공업 사내 협력사들은 노조 파업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며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4일 156개 사내협력사 대표들을 중심으로 지난 4일 호소문을 내고 "올해 초 발생한 두 건의 중대재해로 두 달 넘게 작업중지가 이어지는 가운데 파업까지 맞게 돼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파업중단을 호소했다.
노조 파업이 보름 가까이 이어지면서 현대중공업 2분기 생산성엔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해양부문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달 열린 1분기 실적발표에서 4월까지 이어진 부분 작업 중지 및 파업 등과 관련한 예상 손실 규모를 1000억 원 남짓으로 추산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지난달 20일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권 회장은 "앞으로의 위기는 그동안 우리가 겪었던 위기와 차원이 다를 수 있으므로, 각 사별로 워스트 시나리오까지 감안해 검토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mk010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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