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로 IPO 주관 실적 1위…1분기 IB 실적 '선방'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KB증권이 올해 IPO(기업공개) 주관 실적 올리기에 열을 내고 있다. 올해 대어급 IPO 주관 경쟁 결과가 엇갈리는 가운데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맡고 있는 기업금융(IB) 부문 전체 성적에도 시선이 쏠린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증권은 인공지능(AI) 기반 보안 제품 전문업체 이스트시큐리티의 IPO 주관사로 선정됐다. 이스트시큐리티는 오는 2024년 상장예비심사 청구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다. 앞서 KB증권은 예상 기업가치 조 단위인 SK쉴더스의 공동 주관사와 원스토어의 공동 대표주관사로도 선정됐다.
반면 올해 진행된 일부 대어급 IPO 대표 주관 따내기에서는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앞서 SK에코플랜트 IPO 주관사 프레젠테이션(PT)에 참여한 국내사 중 KB증권만 주관 자리를 맡지 못했다. 지난달 진행된 SK에코플랜트 IPO 주관사 선정 경쟁 PT에서 NH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 씨티증권이 대표 주관사 자리를 차지했다. 공동주관사 자리는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에게 돌아갔다. 국내 IB에서는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이 PT에 초대받았지만 이중 KB증권만 주관사에서 배제됐다.
또한 기업가치 15조~20조 원으로 평가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장 주관에도 실패했다. KB증권은 앞서 SK에코플랜트 경쟁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가 현재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이 철회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증권은 현재까지 국내 상장주선인 IPO 실적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는 IB부문 수익의 견조한 상승세로 이어져 올해 1분기 실적 하락 방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KB증권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수탁수수료는 반토막 났지만 IB 부문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 늘어나며 1428억 원을 기록했다. 대어급 상장인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주관을 도맡는 한편 대우건설, 두산공작기계 인수금융 등 대형 딜에서 압도적 성과를 거둔 덕이다.
그러나 이후 대형 IPO 주관에서 실적을 따내지 못할 경우 내년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IB부문이 하락세를 방어하며 전반적으로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은 증권가에서 선방했지만 1분기 이후 성과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마저도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박스권 장세 지속과 유동성 저하 등 2분기 증권가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낀 가운데 KB증권이 IPO 주관 실적 부문에서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하반기에 이어 내년 초까지 IPO를 예정 중인 대어급 기업공개가 남아있는 만큼 계속해서 상장 주관 자리를 꿰차야 한다.
국내 IB에선 IPO 전통 강호인 NH투자증권이 뒤를 바짝 쫓으며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올해 KB증권과 함께 SK쉴더스, 원스토어의 상장 주관 자리를 따냈고 이지트로닉스 등 대규모 IPO 주관에도 성공하며 수수료 수익을 빠르게 올리고 있다. 앞서 시가총액이 10조 원에 육박하는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주관을 맡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19~2020년 IPO 주관 실적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IB부문을 전담 지휘하고 있는 김성현 사장의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김 사장은 3부 체제로 운영하던 IB본부 산하 ECM 조직을 지난해 상반기 4부 체제로 확대해 IB 경쟁력 높이기에 나섰다.
김 사장은 두산중공업, 엔지켐생명과학, 대유, 대한전선 등의 유상증자에 대한 대표주관을 마치는 등 ECM부문에서 성과를 냈다. DCM부문에서도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등 'AA'등급 회사채를 주관하며 지배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의 올해 1분기 발행 채권 규모는 은행채를 제외하고 8조 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상승에 따른 유동성 감소와 채권운용 손실이 향후 증권가 실적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 다른 부문 수익에서의 방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키워둔 IPO 시장 지배력을 이어나가지 못하면 향후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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