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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하>] 아워홈 남매의 난…어렵게 쟁취한 '구지은 체제' 유지될까

  • 경제 | 2022-05-01 00:03

오스템임플란트 거래 재개 후 주가 '널뛰기'…신라젠은 오매불망

아워홈 오너일가인 구자학 회장 장남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왼쪽)과 장녀 구미현 씨가 지분 동반 매각에 나서면서 현재 아워홈을 이끄는 구지은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과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더팩트 DB, 아워홈 제공
아워홈 오너일가인 구자학 회장 장남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왼쪽)과 장녀 구미현 씨가 지분 동반 매각에 나서면서 현재 아워홈을 이끄는 구지은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과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더팩트 DB, 아워홈 제공

☞<상>편에 이어

◆ 아워홈 구본성·구지은 남매 경영권 분쟁 재점화

-다음은 유통 업계 소식입니다. 한 주간 유통 업계를 뜨겁게 달군 이슈는 '범LG가'에 속하는 식자재 유통업체 아워홈에서 발생한 '남매의 난'인데요. 아워홈 오너일가인 구자학 회장 장남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씨가 보유 지분을 동반 매각에 나서면서 2016년부터 지속해온 '경영권 다툼'을 재점화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자세한 내용 들어보시죠.

-최근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가 각각 38.56%, 20.06%(자녀 지분 포함)의 지분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는데요. 합산 보유지분은 총 58.62%입니다. 아워홈 지분은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장녀 구미현 씨가 19.28%, 차녀 구명진 씨가 19.6%, 삼녀 구지은 대표이사가 20.67%를 각각 소유하고 있는데, 이번 동반 매각이 이뤄진다면 아워홈을 이끄는 구지은 대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어떠한 영향을 미치나요?

-60%에 이르는 아워홈 지분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 구지은 대표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는데요. 구본성 전 부회장의 매각자문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가 선정한 최종 낙찰자는 아워홈 최대주주에 오르고, 이를 통해 경영권 확보까지 가능해집니다. 그러면 자동으로 구지은 대표 체제가 흔들리게 되는 것이죠.

이게 끝이 아닙니다. 지난달 25일에는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가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했는데요. 임시 주총 안건은 '이사 및 감사의 해임과 선임에 대한 건'으로, 두 사람이 이사진으로 추천됐습니다. 원활한 지분 매각 절차 진행을 위해 지분 매각 완료 시까지 이사진으로 남겠다는 이유죠.

-구지은 대표를 포함한 아워홈 측 입장은 뭔가요?

-"말이 안 된다"며 펄쩍 뛰었죠. 이번 임시 주총 소집은 명분 없는 경영 복귀 시도라는 입장을 내비쳤는데요.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구본성 전 부회장이 1000억 원의 배당금 지급을 요구하는 등 사익 추구를 우선하는 태도를 보였고, 또 지분 매각 등의 결정으로 1만 직원 삶의 터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비판 강도를 높였습니다.

-다시 남매의 난이 재점화하는 것 같은데요.

-그런 양상입니다.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오너일가의 다툼은 2016년부터 이어지고 있는데요. 구지은 대표가 2015년 부사장 자리에 올랐으나 2016년 구본성 전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자회사인 외식전문기업 캘리스코 대표로 밀려났고, 이후 갈등이 시작된 겁니다.

2017년에는 구지은 대표가 임시 주총 개최를 요구했지만 구미현 씨가 반대하면서 무산됐고요. 그러다가 지난해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과 폭행 혐의 등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면서 구지은 대표에 힘이 실렸고,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자 현재 대표 체제가 안정화됐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이번 지분 매각으로 인해 그간 잠정적으로 중단된 다툼이 또 시작된 것이죠.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네요. 구지은 대표가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국내 1위 임플란트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달 28일 거래를 재개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앞서 재무팀장 이 모 씨가 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올해 1월 3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뉴시스
국내 1위 임플란트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달 28일 거래를 재개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앞서 재무팀장 이 모 씨가 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올해 1월 3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뉴시스

◆ 오스템임플란트 거래 재개…신라젠·코오롱티슈진 '우린 언제쯤?'

-주식 시장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관심이 단연 컸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달 27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의(기심위) 거래 재개 결정에 따라 거래 정지 115일 만인 지난달 28일자로 주식 거래가 재개됐는데요. 기심위 측은 오스템임플란트의 사외이사 과반수 선임과 감사위원회 설치, 내부회계관리제도 개선 등 계획을 확인해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이미 업계 안팎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 재개 가능성을 높게 점쳐왔지 않나요. 무려 2215억 원에 이르는 회삿돈을 횡령한 사상 초유의 사건이긴 했지만, 윗선 지시 없는 단독범행으로도 밝혀졌고요.

-그렇습니다. 기업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고 보긴 어려웠죠. 기심위가 열리기 바로 전날인 지난달 26일 발표한 잠정 실적도 뛰어났는데요. 오스템임플란트는 피해액을 대부분 회수하지 못했음에도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341억3200만 원, 영업이익 511억6400만 원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36.5%, 영업이익은 100.5% 증가했죠. 분기 사상 최대 실적입니다.

-거래 재개 이후 주가는 어떤가요.

-널뛰기를 계속하는 중입니다. 거래 첫날인 지난달 28일 오스템임플란트는 시초가(12만1000원)에 비해 7.44%(9000원) 내린 11만2000원에 장을 마쳤는데요. 이는 거래 정지 직전인 지난해 12월30일 종가(14만2700원)와 비교하면 21.51%나 급락한 수준입니다. 이튿날인 29일에는 전날에 비해 0.45%(500원) 오른 11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죠. 하락세로 문을 열었지만 등락을 거듭하다 소폭 오르며 장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증권가는 주가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당분간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 변동성은 심화할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기관 매도 물량과 기업의 견고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상충하면서 높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는 견해죠. 변동성이 일정 부분 해소돼야 적정 기업 가치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입니다.

일각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태 영향은 제한된 것이며 임플란트 대장주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첫날 낙폭 탓에 오스템임플란트의 2022년 추정 주가수익률(PER)은 12배 수준으로 높아진 밸류에이션 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죠.

-오스템임플란트는 거래를 재개했지만, 아직도 거래가 중단된 종목들이 있죠?

-현재 거래 정지 기간이 길어진 종목 중에서 주목도가 큰 기업은 코오롱티슈진과 신라젠입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19년 5월18일, 신라젠은 지난 2020년 5월 4일 주식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소액주주들은 오매불망 거래 재개를 기다리고 있지만, 코오롱티슈진과 신라젠은 오스템임플란트처럼 실적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워 거래 재개를 예상하기 쉽지 않네요.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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