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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 출범 앞둔 재계…'최태원 존재감'에 상의 위상 재확인

  • 경제 | 2022-04-26 13:00

대한상의, '재계 맏형' 역할 지속…전경련 회복 조짐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5일 경기 성남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5일 경기 성남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 주요 경제단체들이 '재계 맏형'이 되기 위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최태원 회장의 리더십을 앞세워 제1경제단체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재계와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전날(25일) 경기 성남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를 방문했다. 이번 일정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이 직접 윤석열 당선인을 맞이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백신 연구에 국가 잠재력과 먹거리, 경제, 보건, 안보가 다 담겨있다"며 "기업에 대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재계는 윤석열 당선인과 최태원 회장의 만남 그 자체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당선 후 세 번째 만남을 가졌고, '잦은 스킨십'에 사실상 최태원 회장을 친기업 행보의 동반자로 인정한 분위기라는 해석이다. 그동안 최태원 회장은 새 정부를 향해 "기업이 조언자, 조력자가 아니라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파트너 역할을 제안해왔다.

최태원 회장의 보폭이 확대될수록 대한상의의 위상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내 대표 경제단체 역할을 해왔고, 재계는 그 지위가 윤석열 정부에서도 이어질지, 아니면 다른 경제단체가 부상할지 주목하고 있었다. 현재까지는 대한상의가 앞서나가고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지난 22일 부산에서 개최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 대회'를 대한상의의 '재계 맏형' 지위를 재확인할 수 있었던 행사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윤석열 당선인과 10대 그룹 대표의 첫 만남이었던 이번 행사는 대한상의 주도로 진행됐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 22일 부산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 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최태원 회장이 지난 22일 부산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 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내용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당선인은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10대 그룹 대표에게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최태원 회장은 '민관 원팀'을 강조하며 "경제계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회원국을 설득하고, 해외 현지 마케팅 채널과 연계해 박람회 유치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화답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수락하면 협력 관계가 공고해지는 동시에 대한상의와 새 정부의 접점이 더욱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최태원 회장은 부산 상의회관에서 코로나19 발발 이후 멈췄던 전국 상의 회장단 회의를 3년 만에 재개하기도 했다. 그는 회의에서 신기업가 정신 등 새로운 역점 사업을 공유하고,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등 국가적 과제에도 적극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한상의의 역할 확대를 예고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 취임 이전부터 ESG 경영 등 주요 화두를 던지며 '재계 리더' 역할을 해왔다"며 "기후변화 대응, 미래 산업 육성, 양극화 해소 등 언급된 다양한 문제와 관련해 최태원 회장의 행보가 빨라지고, 대한상의는 대표 경제 소통 창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새 정부 출범 이후 과거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재계 맏형'으로 불렸던 전경련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패싱'의 굴욕을 당했다. 전경련은 지난달 윤석열 당선인과 경제6단체장의 오찬 간담회 연락책 역할을 맡아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다만 전날 경제단체들이 준비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기업인 특별사면복권 청원서는 전경련의 이름이 빠진 채 청와대와 법무부에 전달됐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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