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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공사중단 'D-1'…극적 합의 이룰까

  • 경제 | 2022-04-14 15:00

시공사업단 "현재로서는 가능성 없어…예정대로 철수할 것"

공사비 문제로 갈등을 겪는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내일(15일) 전면 중단을 앞두고 있다. /이민주 기자
공사비 문제로 갈등을 겪는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내일(15일) 전면 중단을 앞두고 있다. /이민주 기자

[더팩트|이민주 기자]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사업 중단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시공사업단이 2년여간의 '외상 공사'를 견디지 못하고 공사중단을 예고한 가운데 재건축 조합이 '공사 중단 시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맞서고 있는 가운데 양측 간 극적인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전날(13일) 대의원회를 열고 '시공사업단 조건부 계약 해지 안건 총회상정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대의원회 120명 중 116명이 참석해 찬성 111표, 반대 5표로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번 결정은 시공사업단의 '공사 중단' 통보에 대한 조합의 대응 차원이다. 둔촌주공 조합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공사가 10일 이상 중단될 경우 시공사에 대한 계약을 해지하는 안건을 조합원 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조합은 공사가 중단될 경우 조합원들의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계약 해지를 검토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공사가 공사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계약서에 따라 먼저 계약 해지나 해제 의사를 조합에 서면으로 통보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앞서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의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지난달 14일 둔촌주공 공사 중단을 예고했다. 이들은 강동구청 주택재건축과장, 주택도시보증공사에 공사중단 예고 안내문을 보내고 "다수의 조합 귀책 사유 발생에 따라 부득이 공사중단 예고를 안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는 내일(15일)부터 전면 중단될 예정이다. 둔촌주공 공정률은 현재 50% 수준이며, 당초 내년 8월 완공 예정이었다.

양측간 갈등은 최초 공사비 증액으로 인해 불거졌다.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사는 지난 2016년 총회에서 2조6000억 원의 공사비를 의결했으나 지난해 6월 약 5200억 원 증액한 3조2000억 원대로 계약을 변경했다. 이후 조합장이 해임됐고, 현 조합은 당시 작성된 계약서가 적법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합은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지난달 22일 시공건설사를 상대로 공사계약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서울동부지법에 5600억 원 규모의 공사비 증액 변경 계약을 무효로 돌려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냈다.

소송 대상인 공사계약은 지난 2020년 6월 25일 시공사업단과 전 조합장이 체결한 공사비 변경 계약이다. 조합은 전 조합장이 관리처분변경총회를 앞두고 5600억 원 상당의 공사비 증액계약서에 임의로 날인해 그 절차와 내용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공사업단은 내일(15일)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의 인력과 장비를 철수하고 유치권 행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민주 기자
시공사업단은 내일(15일)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의 인력과 장비를 철수하고 유치권 행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민주 기자

조합의 강수에도 시공사업단 측은 예정대로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철수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내일(15일)을 기점으로 현장 인력과 장비를 철수하고 유치권 행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유치권 행사는 다른 사람의 물건을 점유하게 된 사람이 그 물건으로 인해 생긴 채권이 있는 때, 변제받을 때까지 그 물건을 점유하는 권리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합의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라며 "공사 중단을 예고한 이후에도 조합은 대화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시공 계약 해지를 거론하며 협박을 하고 있다. 노조의 협박에 시공사업단이 응할 이유가 없다. 당장 오늘 밤에 극적으로 합의가 되고 그럴 분위기는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조합이 주장하는 '시공사 교체'와 관련해서는 현실성이 없다는 견해다. 업계에서도 계약해지 위해 공사비 등 각종 비용 정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조합의 시공사 교체 주장이 절차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시공사업단이 절반까지 지어놓은 사업을 이어받아 할만한 건설사가 없다. 또 이어받는다고 하더라도 노조와의 갈등 등 현재 시공사업단이 겪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는데 이런 리스크를 안고 뛰어들 곳이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사 재개를 위해서는 조합이 변경된 공사계약을 인정하고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지금 공사 재개를 위한 다른 방법은 없다. 조합이 일단 변경된 공사계약을 인정하고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며 "이후부터는 마감재 결정, 업체선정, 자재선정 등 공사 진행을 위해 필요한 부분을 협의해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조합 역시 공사중단시 계약해지를 추진하겠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그동안 실제 공사 중단 시의 대책을 고민해왔는데 결국 총회에서 조합원들의 의사를 물어 계약을 해지하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실제 공사 중단 시 재개에 대한 기약 없이 시공사의 결정만 기다리며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가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은 어떤 경우에도 공사는 계속돼야 하며 변경계약에 대한 이견은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시공단이 변경계약을 인정할 것을 요구하며 어떤 협의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조합 결정에 몇몇 조합원들은 입주 지연을 우려하기도 했지만 많은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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