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와 컨소시엄 구성…"KG ETS 매각 대금으로 자금 보충"
[더팩트|정문경 기자] 쌍용자동차(쌍용차) 매각을 위한 재입찰이 KG그룹과 쌍방울그룹 등이 인수 의지를 드러내면서 때아닌 흥행 분위기로 흘러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인수전 참전 기업들의 자금력에 물음표를 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G그룹과 쌍방울그룹은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KG그룹은 최근 쌍용차 매각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 의사를 전달했다. 인수를 위해 재무적 투자자(FI)인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KG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KG케미칼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3600억 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KG그룹은 부족한 자금을 올해 하반기 납입될 KG ETS 매각 대금 5000억 원으로 보충한다는 계획이다.
KG그룹은 국내 최초 비료회사인 경기화학(현 KG케미칼)을 시작점으로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KG그룹의 상장 계열사로는 KG케미칼, KG ETS, KG동부제철,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이 있고, 비상장 계열사는 KFC KOREA, KG HOLLYS F&B, KG E&C 등이 있다.
쌍방울그룹은 그룹의 특장차 제조회사인 광림을 중심으로 나노스 등 다른 계열사와 손잡고 쌍용차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여기에 KH그룹이 FI로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으로 광림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33억 원이며, 1년 내 환금할 수 있는 자산인 유동자산은 1328억 원이다. 같은 기준으로 쌍방울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6억 원, 유동자산은 2713억 원이다.
광림은 쌍용차 인수를 위해 안정적인 자금 조달 창구를 확보했고,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투자제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금 조달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은 앞으로 공시를 통해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광림은 휴대전화 카메라모듈 핵심 부품인 광학필터 제조업체 나노스와 반도체검사장비회사 미래산업, 의류업체 쌍방울과 비비안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쌍용차 인수에 최소 1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 부채는 일반 회생채권 5470억 원과 공익채권 3900억 원 등 약 9370억 원이다. 공익채권은 100% 즉시 상환해야 하며, 일반 회생채권은 회생계획안에 따라 출자전환 비율을 정하게 된다. 여기에 운영자금을 포함하면 1조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에디슨모터스 역시 인수계약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재인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쌍용차 측에서 인수 금액 미예치로 에디슨모터스의 우협대상자 자격이 상실됐다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원매자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EY한영은 빠른 시일 내에 쌍용차 매각을 위한 재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쌍용차의 회생계획안 인가 종료일은 오는 10월15일이다. 약 6개월 정도의 촉박한 시간 안에 쌍용차는 인수자를 찾아 인수 절차를 마무리 해야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조속히 매각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선에서 공개입찰 혹은 수의계약 등 기존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검토해서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에디슨모터스의 경우 앞서 자금 조달이 불가능했는데, 재입찰 때 적절성이 면밀히 평가될 듯 싶다"고 말했다.
jmk010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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