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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주가 반토막' 난 LG생활건강, 먹구름 언제까지?

  • 경제 | 2022-03-29 00:00

지난해 7월 1일 종가(177만 원) 대비 52.8% 급감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G생활건강은 전일 대비 3.69%(3만2000원) 하락한 83만5000원에 마쳤다. /더팩트 DB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G생활건강은 전일 대비 3.69%(3만2000원) 하락한 83만5000원에 마쳤다. /더팩트 DB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LG생활건강 주가가 1년도 되지 않는 시간 만에 반토막이 나는 등 추락 중이다. 한때 황제주로 꼽히던 LG생활건강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가 방향에 관심이 모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G생활건강은 전일 대비 3.69%(3만2000원) 하락한 83만5000원에 마쳤다.

LG생활건강은 2020년 4월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며 한때 주식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황제주로 꼽혔지만 지난해 7월 180만 원에 육박하던 주가는 8개월 새 80만 원대로 급락했다.

주가가 최고가를 달리던 지난해 7월 1일 종가는 177만 원이었다. 현재 80만 원 초반대인 것과 비교하면 1년도 되지 않아 반토막 이하(52.8% 하락)로 쪼그라든 것이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내리 꽂히던 2020년 3월 이후에도 100만 원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주가는 올해 초 1월 11일 100만 원선이 깨졌고 계속해 주가가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LG생활건강의 성장과 주가 상승을 견인했던 '중국 화장품 시장'이 변화 국면을 맞으며 실적에 역풍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중국 화장품 시장은 중국의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자국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화시즈(花西子))이 짙어지는 등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변화의 시기를 맞이했다. 중국 기초화장품의 시장 점유율 상위 10개 브랜드에서 국내 제품은 사라졌다.

중국 시장과 '후'브랜드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LG생활건강의 경우 이러한 변화로 인한 타격을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후' 매출은 약 2조9200억 원으로, 화장품 사업 매출(4조4414억 원)의 약 66%에 달한다. LG생활건강 전체 매출에서의 비중은 36%다. 회사의 중국 매출 비중은 전체의 50%가량이다.

현재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음료 등으로 사업군을 확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 화장품 사업의 부진이 실적 반등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방역 강화에 들어가며 오프라인 화장품 매출이 감소세에 접어든 상황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비 위축에 따른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한국 면세점 수요 부진도 지속됨에 따라 1분기 실적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LG생활건강의 실적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진은 LG생활건강 브랜드 비중이 99%를 차지하고 있는 뷰티 편집숍 네이처컬렉션 강남점 내부 모습. /더팩트 DB
증권가는 LG생활건강의 실적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진은 LG생활건강 브랜드 비중이 99%를 차지하고 있는 뷰티 편집숍 네이처컬렉션 강남점 내부 모습. /더팩트 DB

증권가는 당분간 LG생활건강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전날 면세 실적 부진을 반영해 LG생활건강 목표주가를 104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기존 '중립'을 유지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4% 감소한 1조9600억 원, 영업이익은 11% 줄어든 3300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10% 하회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전 분기에 이은 면세 매출 감소에 화장품 부문 이익 추정치 하향이 불가피하다"며 "면세 매출 감소는 최근 중국 내 신규 확진자 증가에 따른 지역 봉쇄, 통관 강화 등에 따른 영향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LG생활건강은 최근 '피지오겔'을 비롯해 글로벌 인지도를 지닌 브랜드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수출국과 브랜드 다변화, 뷰티기기 사업 확대 등으로 주가 부양에 나섰다.

차석용 부회장은 전날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고객 감동을 목표로 하는 전략과 견고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17년 연속 성장을 이어왔다"며 "기본에 더욱 충실하고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을 통해 주주님들의 믿음에 보답하는 한 해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장기적 관점에서 코로나19 방역 완화 등으로 중국 화장품 시장이 성장할 경우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618데이와 광군제에서 보여준 양호한 성과를 고려하면 브랜드 파워의 하락으로 판단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점진적인 리오프닝과 중국 정부의 입국 방역 완화와 함께 올해 중국 화장품 시장은 전년비 17.2% 성장해 우려보다는 기대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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