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구조 개발·인증으로 '준비 만반'…"대비 마쳤다"
[더팩트|이민주 기자] 국토교통부(국토부)가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오는 8월부터 아파트를 완공한 뒤 층간소음 차단 성능을 확인하는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채비에 나선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28일 국토부는 바닥충격음 성능 검사를 위한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한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및 규칙' 입법예고와 '공동주택 바닥충격음 차단구조 인정 및 관리기준'에 대한 행정예고'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바닥충격음 성능 검사기준 마련 △성능검사 방법 등 규정 △개선권고 및 이행결과 보고 절차 수립 △성능검사 전문기관 지정이다.
새 제도 시행에 따라 아파트 등 공동주택 사업자는 아파트를 다 지은 후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확인하는 검사를 실시해 검사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성능이나 기준이 미달할 경우 검사기관이 사업자에게 보완 시공이나 손해배상을 권고할 수 있다.
바닥충격음 기준도 강화했다. 국토부는 공동주택 시공 후 실시하는 바닥충격음 차단성능검사 기준을 경량충격음, 중량충격음 모두 49dB로 조정했다. 기존 기준은 경량충격음 59dB, 중량충격음 50dB이다.
시험방식도 바꾼다. 경량충격음은 현행과 같이 태핑머신으로 유지하는 한편, 중량충격음은 뱅머신(타이어)에서 어린이 발소리 등 실생활 소음과 유사한 임팩트볼(고무공) 방식으로 변경했다. 평가방식도 경량충격음은 기존 바닥구조의 흡음력을 평가하던 것에서 잔향 시간을 고려하는 식으로, 중량충격음은 저주파 중심에서 청감특성을 고려한 방식으로 바꾼다.
강태석 국토부 주택건설공급과장은 "이번 개정으로 건설업계의 기술개발과 견실한 시공을 유도해 입주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층간소음을 확실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갑작스러운 기준 변경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수년 전부터 층간소음 해결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실효성을 높인 예방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DL이앤씨는 자체 기술로 층간소음을 줄이는 바닥구조를 개발했다. DL이앤씨는 지난달 국가공인시험기관(KOLAS)으로부터 자체 개발한 디사일런트 2(D-Silent 2) 바닥구조에 대한 중량 충격음 차단 성능 1등급 성능을 인정받았다. 중량충격음 차단성능 1등급은 아래층에 전달되는 소음이 40dB 이하일 때 받을 수 있다. 국내 건설사 중에 중량 충격음 1등급 바닥구조를 상용화한 곳은 DL이앤씨가 최초다.
이외에도 최근 일정 수준 이상의 층간소음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해당 세대 입주민에게 월패드와 모바일 기기로 알려주는 층간소음 알리미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했다. 이를 통해 입주민 스스로 층간소음을 저감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이미 대비는 충분히 하고 있었고 입주민들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도록 기술 개발 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역시 층간소음 차단성능 1등급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달 중량충격음 차단성능 1등급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국가공인시험기관의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서울 강남과 부산 지역의 래미안 건설 현장에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시험 적용해 검증을 진행했으며, 국가공인시험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서 총 4개의 중량충격음 차단 기술에 대해 차단성능 1등급을 공식 인증받았다.
내달에는 국내 최대규모의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인 '래미안 고요安 LAB' 의 개관도 앞두고 있다. 구조형식과 재료, 공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통해 기존의 틀을 깨는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고성능 바닥구조시스템인 'H 사일런트 홈 시스템 Ⅰ'을 개발하고 바닥충격음 차단구조 현장 인정서를 받았다. H 사일런트 홈 시스템 Ⅰ는 고성능 완충재(복합 고급소재)를 포함한 바닥구조시스템으로 특수 첨단 소재를 사용해 소음 저감과 충격 흡수 기능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대우건설 역시 지난해 아파트 층간소음을 획기적으로 저감하는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개발했다. 기술에 대한 특허등록(특허 10-2210028호)을 마쳤고 구조의 시공 기술 2건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다. 대우건설은 층간소음의 주요 원인인 중량충격음을 저감시키기 위해 콘크리트 슬래브의 강도를 높이고 자체 개발한 건식 패드를 설치해 모르타르 두께는 기존 40mm에서 70mm로(강화 모르타르), 차음재 두께는 기존 30mm에서 40mm(고탄성 완충재)로 증가시키는 방식을 적용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말 하이브리드형 바닥시스템을 통해 층간소음 저감을 도모한다. '하이브리드 강건재 활용 강성보강 바닥 시스템'은 콘크리트 기초바닥과 고차음 완충재 위에 철재 환봉과 공진저항 모듈판을 덧댄 복합구조를 얹고, 전체를 고강도 몰탈로 마무리한 형태다. 이 시스템은 국가인증기관인 KOLAS(한국인정기구)로부터 중량충격음 2등급, 경량충격음 1등급을 인정받은 바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작년부터 층간소음에 대한 시공사 책임이 강화되는 분위기가 있었고, 회사별로 각자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바닥구조를 만드는 등 관련 대비책을 마련해왔다"며 "앞서 대비해온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새로운 인증에 대비해 연구소에서 관련 기술개발을 해왔다. 선제대응에 나섰다"며 "실험실에서 하는 검증에서 나아가 최근에는 현장에 관련 기술을 적용·실증·실험하고도 있다. 새로운 제도와 기준에 맞춰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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