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한종희 첫 타운홀 미팅…DS 경계현 연일 소통 행보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투톱'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이 조직 내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뉴 삼성'으로의 변화에 맞춰 창의성과 업무효율이 높은 수평적 조직 문화를 갖추는 동시에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한종희 부회장은 DX(디바이스경험)부문 임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다음 달 1일 경기 수원 삼성전자 사옥에서 'DX CONNECT(커넥트)' 행사를 개최하는 것으로, 한종희 부회장이 DX부문 통합 후 내부 소통 자리를 마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 한종희 부회장은 VD(영상디스플레이), MX(모바일), DA(생활가전), 네트워크, 의료기기 등 DX 전 사업부 임직원들과 주요 정책, 사업 운영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존 CE(소비자가전)부문과 IM(IT·모바일)부문을 통합한 DX부문을 새롭게 출범시켰다. 개편 후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는 시점에 조직 간 벽을 허물어 제품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통합 취지와 관련해 임직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번 소통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격의 없는 소통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행사 추진의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한종희 부회장의 소통 강화 움직임은 예견돼 왔다. MZ세대 직원 증가에 따라 이들과의 원활한 소통이 경영진의 핵심 역량으로 떠오른 데다 한종희 부회장 개인적으로도 평소 다양한 구성원 간 소통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종희 부회장은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창의와 도전 정신을 갖춘 '뉴 삼성' 조직 문화를 뿌리내리는 데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앞으로 직원들과의 소통 기회를 지속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다만 이번 'DX CONNECT' 행사의 정례화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영진 차원에서 임직원들과 소통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가 정기적으로 열리게 될지는 현재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기에서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겨 한종희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를 이끌게 된 경계현 사장도 '소통'을 경영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고 연일 소통 행보에 나서고 있다. 그는 취임 직후 DS부문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린 데 이어 사내 방송을 통한 간담회를 진행하며 일찌감치 임직원들과 경영 방향성을 공유했다. 경계현 사장 역시 통합·포용을 기반으로 한 소통을 통해 새로운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경계현 사장은 삼성전기 시절부터 직원들과 수시로 소통하는 리더로 알려져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소통왕'으로 불렸다. 삼성전자 발탁 배경으로 '소통 능력'이 꼽힐 정도다. 경계현 사장은 매주 수요일 DS부문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소통하는 내부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또 최근 격의 없는 소통 문화를 조직 내 빠르게 확산하겠다는 취지로 임직원들에게 '사장' 직함 대신 영어 이름 이니셜인 'KH'로 불러줄 것을 파격 제안하기도 했다.
경계현 사장의 소통 능력은 회사 내부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경계현 사장은 임금협상 결렬로 사측과 대립하며 파업 가능성을 거론하는 노조와 지난 18일 직접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간담회 내내 대화를 주도한 경계현 사장은 노조 측에 "어려운 점은 서로 솔직히 이야기하자. 대화와 소통으로 함께 해결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 해소의 물꼬를 튼 경계현 사장은 향후 노조와의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지속 대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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