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 부회장, 15일 오전 리베이트 관련 공판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눈 영양제 '토비콤'으로 친숙한 안국약품이 53년만에 오너 경영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로 변화를 시도한다. 안국약품 창업주 어준선 회장의 장남 어진 부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리베이트, 불법 임상시험 등 혐의를 받는 어진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를 우려한 조치로 보고 있다.
안국약품은 이달 초 어준선 회장과 어진 부회장이 물러나고 원덕권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원덕권 신임 사장은 대웅제약과 한국얀센, 동화약품, 삼아제약을 거쳐 지난 2018년 안국약품 연구개발(R&D)과 생산 총괄을 맡았다.
안국약품은 어준선 회장이 지난 1969년 대표이사에 오르며 오너 경영을 시작했다. 이후 어진 부회장이 1998년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지금까지 53년 동안 오너 경영을 이어왔다. 어준선 회장의 후계자로 꼽히던 어진 부회장은 최근 건강 문제로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어진 부회장의 건강 상태는 좋지 못한 상황"이라며 "최근 원덕권 사장에게 인수인계를 마친 후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진 부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 배경에는 사법리스크 때문이라는 시선도 있다. 어진 부회장은 지난 2019년 리베이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어진 부회장은 15일 오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리베이트 관련 공판 기일이 예정돼 있다. 또 불법 임상시험을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어진 부회장 등 임직원들은 지난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없이 연구소 직원 16명에게 개발 중인 혈압강하제 의약품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재판은 선고를 앞두고 있다.
안국약품은 2015년 2000억 원을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지만 리베이트와 불법 임상시험 논란에 휩싸인 후부터 내림세다. 안국약품의 연도별 매출은 2015년 1952억 원, 2016년 1712억 원, 2017년 1857억 원, 2018년 1857억 원, 2019년 1559억 원, 2020년 1433억 원을 기록했다.
안국약품의 대표 품목인 진해거담제 '시네츄라' 매출 부진 영향이 컸다. 시네츄라는 생약 성분인 황련과 아이비엽으로 만든 전문의약품으로 기침, 가래, 기관지염 등 치료에 사용된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감기 환자가 감소한 탓에 시네츄라 처방도 크게 위축됐고, 안국약품의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는 매출 163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1%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제약업계는 안국약품의 상승세는 이번 재판 결과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승소할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겠지만, 패소할 경우 불법 임상, 리베이트 제약사라는 꼬리표가 달리게 된다"며 "이럴 경우 영업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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