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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상>] 쿠팡, 금융판도 흔드나…캐피털 진출에 기대·우려 교차

  • 경제 | 2022-03-13 00:00

새로운 시도하는 쿠팡…금융업 진출에 업계 반응은 "글쎄요"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캐피털사를 설립하고 금융업에 진출한다. 사진은 지난해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할 당시의 김범석 쿠팡 창업주./뉴욕=AP.뉴시스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캐피털사를 설립하고 금융업에 진출한다. 사진은 지난해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할 당시의 김범석 쿠팡 창업주./뉴욕=AP.뉴시스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정소양 기자] 지난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9 대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면서 정권교체에 성공했습니다. 한 주 동안 '대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지속됐는데요.

차기 대통령이 확정되면서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에도 시선이 쏠렸습니다. 특히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따른 집값 향방에 큰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권에서 나타난 급격한 집값 상승 양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 택배노조 갈등이 재점화됐습니다. 노조와 대리점연합회는 파업 65일 만에 협상을 타결했지만 노조가 입장을 번복하면서 논란이 일어났는데요. 갈등이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아 보입니다.

지난주 금융권과 유통업계를 모두 놀라게 한 소식도 있었습니다. <더팩트>가 단독 보도한 쿠팡의 캐피털 사업 진출인데 이를 두고 금융권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 먼저 <더팩트>가 단독 보도한 쿠팡의 금융업 진출 관련 소식부터 살펴보시죠.

◆ 쿠팡, 금융권 진출에…업계는 물음표 던졌다

-'이커머스 공룡' 쿠팡이 금융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을 <더팩트>가 지난 8일 '[단독] 쿠팡 캐피털사 설립, 금융업 진출한다' 보도했죠.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권과 IT업계 모두 놀랐다고요.

-네, 쿠팡이 캐피털사를 설립하고 금융업에 진출한다는 보도에 금융권과 IT업계가 보인 반응은 모두 동일했습니다. 쿠팡이 다른 사업도 아니고 캐피털사를 설립하느냐며 물음표를 던졌는데요, 쿠팡은 3년간 사전 작업을 마치고 올해 상반기 중 출범한다는 계획입니다. 자세한 사업 계획이나 수익 모델 등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는 쿠팡은 일절 함구하고 있습니다.

-그간 이커머스로 세력을 확장해온 쿠팡의 전혀 새로운 시도인데요, 이번 금융업 진출에 특별한 의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배달 서비스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넓힌 만큼 금융업계도 쿠팡의 '놀라운' 행보를 주목하고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금융업계는 쿠팡이 어떠한 전략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입니다.

-네이버와 비교하는 시선도 많이 있는데요.

-네이버 역시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상으로 대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캐피털을 설립한 게 아니라 미래에셋캐피탈과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때문에 기본 사업 구조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네이버는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자인 만큼 주로 쇼핑에 특화돼 있는 쿠팡과 비교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그렇다면 쿠팡은 어떤 형태로 사업을 할까요?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네이버처럼 입점 소상공인들에게 대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영세 판매자들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우수 판매자를 확보하는 전략입니다. 자금 회전 역할도 할 수 있고요. 이 부분에서는 긍정인 측면도 있습니다. 이미 입점사와 관계가 있는 데다 장기간의 데이터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대출 심사 등에서 시간이나 인력이 많이 들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갚을 능력이 있는 판매자에게 대출을 내주면, 돈을 떼이는 '리스크'가 낮아집니다.

-또 다른 사업이 있을까요?

-쿠팡에서 가전제품 등 고가 물품을 사는 고객에게 저금리 장기 할부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이자 수익을 얻는 것이죠. 고가의 가전제품이라면 신용카드 할인이나 장기 할부도 가능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을 것이냐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이커머스 특성상 단가가 높은 제품이 거래되지 않는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여러 회의적인 시각도 나올 것 같군요. 쿠팡이 지난해 1조8000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고 들었는데요.

-이와 관련해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금융이라는 새로운 산업에 도전한 만큼 인력과 시스템 등 각종 투자를 해야 하는데 수익 기반을 다질 때까지 버틸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게다가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대출 규제 등의 악재가 겹겹이 쌓인 시점에서 캐피털 출범 타이밍이 좋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만 쿠팡의 매출이 22조 원(지난해 기준)에 이르는 만큼 이러한 사업 규모를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조 단위 매출을 이용한다면 자리를 잡는 데 무리가 없다는 의견입니다.

-쿠팡이 캐피털에 진출하면 기존 금융업계에 타격을 줄 수 있을까요?

-업계 관계자들의 대답은 '글쎄요'입니다. 금융업 특성, 금융 고객 특성상 단 번에 부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일각에서는 출혈경쟁이 일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출혈경쟁이라면 어떤 의미인가요?

-토스를 예로 들 수 있겠는데요, 토스는 지난해 10월 출범 당시 고객을 모으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했습니다. 토스가 내놓은 '파킹통장(수시입출금식 통장)'은 조건 없이 2% 이율을 제공하는 파격 혜택을 담았습니다. 기존 은행들이 제공하기 어려운 수준이죠. 이후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은행권에서 파킹통장 수신 경쟁이 일었습니다. 쿠팡도 캐피털에 진입한다면 고객 유치와 입지 다지기를 위해 기존 수준을 뛰어넘는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서 '물을 흐릴 수 있다'는 핀잔 섞인 걱정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쿠팡이 캐피털 설립을 두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쿠팡이 조 단위 매출을 이용해 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금융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건데 어느 정도의 금융 이해도를 갖고 수익구조를 만들어 갈 것인지가 관건이네요.

☞<하>편에서 계속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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