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 업적과 함께한 '다올'···전 주인 지우기 시각도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KTB금융그룹이 최근 공격적인 사세 확장에 힘입어 사명을 '다올'로 교체하고 새로운 브랜딩에 나선다. KTB증권은 종합금융그룹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선 권성문 전 회장과 얽힌 이미지를 쇄신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 이병철 회장과 함께한 '다올'…'종합금융그룹'으로 이미지 쇄신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금융그룹은 오는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명을 변경하는 안을 의결한 뒤 본격 교체 작업에 들어간다.
다올은 '하는 일마다 복이 온다'는 뜻의 순우리말로, 이병철 회장이 설립한 첫 회사의 사명이기도 하다. 이후에도 다올은 이 회장의 커리어와 함께하며 이 회장에게 각별한 단어가 됐다.
앞서 이병철 회장은 지난 2004년 국내 최초의 민간 부동산 신탁회사인 다올부동산신탁을 설립했다. 2006년에는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다올자산운용을 세우면서 부동산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두 회사는 2010년 하나금융지주에 편입되면서 각각 하나다올신탁·하나다올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 회장은 2014년 하나금융에서 나와 부동산 투자회사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기도 했다.
'KTB'라는 이름은 전신인 '한국기술개발'로부터 파생돼 사용되기 시작됐다. 한국기술개발은 1992년 한국종합기술금융으로 변경됐고 2000년에 KTB네트워크로 사명을 바꿨다. 2008년 금융위원회로부터 종합증권업 인가를 받고 KTB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한 이후 회사는 벤처캐피털에서 다양한 계열사를 운영하는 종합금융그룹으로 커졌다.
KTB금융그룹은 증권업을 중심으로 케이티비네트워크와 KTB자산운용, KTB PE, KTB신용정보 등 39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유진저축은행의 100% 주주인 유진에스비홀딩스 지분 취득을 계기로 소매금융 부문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인 KTB네트워크도 코스피 상장에 성공시키는 등 다각도로 회사 키우기가 진행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명 변경 배경에 대해 "현재 KTB투자증권은 벤처캐피털 전문회사에서 성장해 다양한 계열사를 운영하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변화했고, 이러한 모습에 걸맞은 새로운 사명과 CI로 제2의 도약에 나선다"고 밝혔다.
◆ '전 주인' 흔적 지우기 분석도…어떤 과거 있길래?
일각에선 이번 KTB의 사명 변경은 새롭게 이미지를 탈바꿈하기 위함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이병철 회장은 권 전 회장이 주인이던 당시 비금융 부문 강화를 위해 2016년 영입한 인사다. 그러나 이후 이 회장은 2018년 경영권을 접수했다. 이에 이번 사명 교체를 통해 분위기 쇄신을 노린다는 시각이다.
지난 2018년 KTB투자증권을 10여 년간 이끌어온 권 전 회장의 경영권은 이병철 회장에게로 넘어갔다. KTB투자증권은 2018년 1월 3일 권 전 회장이 가지고 있던 보통주 총 1324만4925주(전체 의결권 주식 중 18.76%)를 이 회장이 662억2478만 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장은 KTB투자증권 의결권 주식 7059만6832주 중 32.76%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앞서 권 전 회장은 업무와 무관한 해외출장에 6억 원이 넘는 회삿돈을 썼다는 횡령설까지 불거져 KTB투자증권의 창업주로서 체면을 구긴 바 있다. 권 전 회장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됐지만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으며 사건이 마무리됐다.
권 전 회장은 또한 수장으로 재직할 당시 '갑질 논란' 등 구설수가 연신 터지며 회장으로서의 입지가 흔들리기도 했다.
회사는 20년가량 사용해 온 'KTB'브랜드를 벗어던지면서 CI 교체를 비롯해 각종 마케팅 및 광고 생산 등 대대적인 리브랜딩 작업에 따른 비용 지출이 나타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새 브랜드 이미지를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한 크고 작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사명 교체 관련 작업은 가능한 것부터 이미 진행 중"이라며 "대부분 법인 영업이고 지점이 많지 않기 때문에 로고 교체 등에 따른 실질적 비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명 변경 배경과 관련해선 "증권, 저축은행, PE 등을 영위 중인 만큼 현재는 예전 VC의 정통성을 유지해야할 상황은 아니기에 새롭게 변신하자는 의미다. 유진저축은행 인수 후에도 사용할 사명을 두고 실질적인 고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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