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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쿠팡 캐피털사 설립, 금융업 진출한다

  • 경제 | 2022-03-08 13:36

2019년 '쿠팡 파이낸셜' 상표 등록…'이커머스+금융' 시너지 기대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캐피털사를 설립, 금융업에 진출한다. 사진은 지난해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할 당시의 김범석 쿠팡 창업주./뉴욕=AP.뉴시스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캐피털사를 설립, 금융업에 진출한다. 사진은 지난해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할 당시의 김범석 쿠팡 창업주./뉴욕=AP.뉴시스

[더팩트│장병문·황원영 기자]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캐피털사를 설립, 금융업에 진출한다.

8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은 여신전문금융업(여전업) 진출을 위해 약 3년간의 사전 정지 작업을 마치고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배달,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쿠팡은 자사 플랫폼 경쟁력을 이용해 금융업에 진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 아래 철저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드러났다.

익명을 요구한 쿠팡과 금융권 복수 관계자들은 "최근 쿠팡이 캐피털 회사 설립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조만간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쿠팡은 이 분야 진출을 위해 몇 년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지난 2019년 6월에는 특허청에 '쿠팡 파이낸셜' 상표 등록을 출원했다. 쿠팡 파이낸셜의 주요 업무로는 금융서비스업, 은행 및 보험업, 전자지불업, 모바일 지불 서비스업, 신용할부금융업, 할부판매중개업, 대부업 등이 명시됐다.

쿠팡은 배달서비스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데 이어 금융업에도 진출한다./쿠팡 제공
쿠팡은 배달서비스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데 이어 금융업에도 진출한다./쿠팡 제공

자본력도 탄탄하게 확보한 상태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상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을 하기 위한 최소 자본금 요건은 100억 원으로, 카드업 인가 없이 할부·리스업과 신기술사업금융업을 영위하려면 자본금 200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쿠팡Inc(Coupang, 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쿠팡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4조 5265억 원에 달한다. 현금성 자산을 포함한 전체 자산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85억8727만 달러로 10조 원 규모다. 쿠팡은 지난해 3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클래스A 보통주 발행대금 4조762억 원을 조달했다. 이로 미뤄볼 때 쿠팡은 캐피털 설립에 필요한 실탄을 충분히 확보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캐피털사 설립은 허가제가 아닌 금융업권 중 유일하게 등록제로 진입장벽이 낮다. 여전법에 따라 별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쿠팡이 상법상 법인 설립 후 여전업에 따라 신기술사업금융업 및 시설대여업 등록을 마치게 되면 영업이 가능하다.

캐피털사는 리스, 할부금융, 신기술금융 등 영위 할 수 있는 분야가 많아 여러 사업과 협업할 수 있다. 쿠팡의 경우 캐피털사 설립 이후 입점 소상공인들에게 대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영세 판매자들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우수 판매자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또한 캐피털사를 보유함으로써 딜소싱(투자발굴능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을 발굴할 기회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미래에셋캐피탈과 제휴하고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을 제공했다. 해당 상품은 일정 기간 금융 이력이 없어 대출이 불가하거나 고금리 대출만 가능한 온라인 사업자를 위한 무담보 신용 대출이다. 지난 2020년 12월 론칭한 이후 10개월 만에 총대출액 10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아울러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 서비스도 전망된다. 쿠팡은 유료 회원제인 와우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자는 전년(470만명)보다 약 두 배 늘어난 900만명으로 네이버플러스(600만명대 추산)를 넘어선 국내 이커머스 최대 규모다. 쇼핑, 무료배송, 로켓배송, OTT에 이어 저금리 대출 등 금융서비스까지 쿠팡 생태계가 자리를 잡을 경우 유료 회원의 록인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커머스 기업이 기존 사업과 캐피털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서민금융시장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쿠팡은 관련해서 "현재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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