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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우크라 전쟁발 변동성과 물가 우려로 조정받을까?

  • 경제 | 2022-03-06 11:39
뉴욕증시는 다가 오는 한 주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변동성과 물가 지표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AP.뉴시스
뉴욕증시는 다가 오는 한 주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변동성과 물가 지표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AP.뉴시스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다가 오는 한 주 동안 미국 뉴욕 증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과 미국의 경제지표, 특히 물가지표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뉴욕 주식시장의 주요지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최대 원전단지인 자포리자 핵단지 공격에 따른 핵위기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 마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비군사화와 중립화를 목표로 우크라이나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침공 열흘째인 지난 5일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 등 2곳에서 민간인 대피를 위해 임시 휴전한다고 밝혔지만 포격 등이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지난 1일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항 해변에 상륙작전을 감행하려다가 수중기뢰 해안 철책 등 우크라이나군이 설치한 방어선을 보고 작전을 취소했지만 러시아가 상륙작전을 감행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러시아군이 유럽 최대 규모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한데 이어 다른 원전을 장악하려 한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일회성 리스크가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에 장기간 영향을 주는 '상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형국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동부지역 동맹국들의 영토를 방어하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국은 미군 9000여명을 폴란드에 파병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4일 나토 외무장관 회담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우리는 이에 대비할 준비가 돼 있으며 나토 영토의 모든 부분을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피란민이 대량으로 발생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우크라이나의 인도적 위기를 논의하기 위해 7일 긴급회의를 열 예정이다. 안보리는 이날 공개 회의에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촉구하기 위한 결의안 초안을 논의하는 비공개회의도 진행한다. 유엔은 앞으로 몇 개월 간 우크라이나 내부의 1200만명, 다른 국가로 대피한 400만 명에게 인도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가오는 주에도 많은 기업들이 실적발표에 나서지만 시장에 영향을 줄 큰 기업이 없는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소식에 파묻히면서 증시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그것보다는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비롯한 경제지표가 투자자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8일(이하 현지시각)에는 대외무역적자, 도매재고(수정)가 나오고 9일에는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원유재고 통계가 발표된다.

10일에는 신규실험보험 청구건수가 나온다. 이날에는 CPI와 석유류와 농산물을 제외한 근원CPI가 일제히 나온다. 또 같은 날 실질 비금융가계부채, 실질가계자산 통계가 나온다.

11일에는 미시간대학 3월 소비자심리지수, 5년간 인플레이션기대치(예비)가 각각 발표된다. 미시간대학 소비심리지수는 2월에는 62.8이었는데 3월에는62.3으로 조금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은 2월에는 3%로 나왔다.

이중 가장 중요한 지표가 CPI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발표되는 물가 지표라는 점에서 미국 금융권과 투자자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는 지표다. CPI가 시장의 예상치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집계되면 Fed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져온 경제충격에도 물가 압력 흡수를 위해 금리인상 단행 결심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물가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는 만큼 1월보다는 높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4일 배럴당 115.68달러에 마감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WTI는 지난 한 주간 26% 폭등했다. 원유 외에 천연가스, 구리, 알루미늄 등 금속과 밀과 옥수수 등 주요 농산물 가격도 치솟았다.

밀가격은 14년 만에 최고치에 이를 만큼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선물 거래소인 시카고무역위원회(CBOT)에서 5월 인도분 밀 선물가격은 전날에 비해 6.61% 상승한 부셸당 12.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지난달 1일 부셸당 7.69달러에서 같은달 9.34달러로 오른데이어 3월 들어서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2월 CPI 상승률을 7.8%로 예상하고 있다. 1월 CPI상승률은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대비 7.5%를 기록했다. 이는 198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 CPI 상승률은 지난해 1월 1.4%에서 5월 5%대에 진입했고 7월에 7%에 도달해 1년 동안에 5%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최근에는 거의 매달 40년여 만에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데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상승 등을 보면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 상원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CNBC 방송캡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 상원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CNBC 방송캡쳐

물가지표에 따라 뉴욕 주식시장 주요지수는 크게 조정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Fed 또한 물가와 전쟁의 여파 사이에서 깊은 긴축강도를 높일지 말지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가 지수는 4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충돌이 핵 위기로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일제히 하락했다.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0.53%(179.86포인트) 하락한 3만3614.80으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에 비해 0.79%(34.62포인트) 떨어진 4328.87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6%(224.50포인트) 밀린 1만3313.44로 거래를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지주와 S&P500은 약 1.3% 내렸고 나스닥지수는 약 2.8% 하락했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는 지난 1월 고점에 비해 9%가량 하락했다. S&P500지수는 최근 고점 대비 10%, 나스닥지수는 17%가량 떨어졌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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