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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영토확장 현재 진행형…'정지선'표 뷰티 사업, 성공할까

  • 경제 | 2022-03-02 00:00

'럭셔리 전략' 앞세워 화장품 사업 확대…오에라 론칭 6개월 만에 향수 시장 진출 선언

현대백화점그룹이 패션 계열사 한섬을 통해 화장품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초고가 전략을 앞세운 오에라를 론칭한 이후 6개월 만에 향수 시장 진출도 확정했다. 사진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모습.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그룹이 패션 계열사 한섬을 통해 화장품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초고가 전략을 앞세운 오에라를 론칭한 이후 6개월 만에 향수 시장 진출도 확정했다. 사진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모습.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더팩트│최수진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해 '화장품'을 신규 사업으로 점찍고 첫 브랜드 '오에라'를 선보인 가운데, 최근 향수 시장까지 진출을 선언하며 영토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차세대 먹거리로 '뷰티'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의 화장품 사업은 현재 투자를 확대하는 단계로, 추후 매출 비중을 늘리고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현대백화점, 두 번째 화장품 사업으로 '프리미엄 향수' 선택

현대백화점그룹이 패션계열사 한섬을 통해 화장품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화장품 브랜드 론칭 이후 반년 만에 향수 사업도 선보인다.

한섬은 최근 프랑스 유명 향수 유통업체 '디퍼런트 래티튜드'와 향수 편집숍인 '리퀴드 퍼퓸 바'의 한국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리퀴드 퍼퓸 바는 소량으로 생산되는 '니치 향수(고가의 프리미엄 향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브랜드로, 가격대는 100ml 기준 10만 원대 중반에서 40만 원대 후반까지 다양하다. 다만, 현재 유로 가격으로 국내 판매 시 가격이 소폭 상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프랑스 최고 향수 유통·수출 전문가 중 한 명인 '다비드 프로사드'와 유명 공병 디자이너 '필립 디 메오'는 2005년 디퍼런트 래티튜드를 설립하고, 2007년부터 본격적인 향수 디자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2013년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에 '리퀴드 퍼퓸 바'를 론칭하며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마레지구는 파리의 패션·쇼핑 특구로, 글로벌 뷰티 시장을 주도하는 주요 편집숍과 쇼룸 등이 밀집된 구역이다.

한섬은 리퀴드 퍼퓸 바를 통해 창업자 다비드 프로사드가 직접 제품 개발에 참여한 브랜드인 퍼퓸 프라팡과 어비어스를 비롯해 10여 개 브랜드의 니치 향수·캔들(향초) 등 200여 상품을 국내에 단독으로 선보인다. 캔들 역시 프리미엄급 일부 제품은 450g 기준 한화 50만 원을 넘는다.

한섬은 우선 현대백화점 입점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이후 상반기 내에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대형 단독 매장)도 오픈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패션 브랜드 운영을 통해 쌓아온 한섬의 고품격 이미지를 화장품 사업에 이어가겠다"며 "화장품 사업에서도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진행하는 뷰티 사업의 특징은 '럭셔리·프리미엄'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해 론칭한 오에라 역시 평균 20만~50만 원 가격대 제품이 주요 라인업이다. 사진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1층 오에라 매장 모습. /최수진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진행하는 뷰티 사업의 특징은 '럭셔리·프리미엄'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해 론칭한 오에라 역시 평균 20만~50만 원 가격대 제품이 주요 라인업이다. 사진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1층 오에라 매장 모습. /최수진 기자

◆ '현대'표 뷰티 특징은 '고급화'…K-뷰티 시장서 이름 알릴까

현대백화점그룹이 진행하는 뷰티 사업의 특징은 '럭셔리·프리미엄'이다. 고급화된 브랜드를 통해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대를 책정하고, 이를 강점으로 화장품 시장에서 백화점 사업자만이 할 수 있는 뷰티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8월 한섬에서 초고가의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론칭하며 처음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섬이 패션이 아닌 다른 사업 진출을 시도한 것은 1987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오에라는 에센스·세럼·크림·클렌징 등 기능성을 강조한 스킨케어·선케어 제품 20여 종을 선보이고 있다. 가격대는 평균 20만~50만 원 수준이며, 일부 제품의 경우 100만 원을 넘는다. 실제 '시그니처 프레스티지 크림(50ml)'의 판매가는 125만 원이며, 시그니처 프레스티지 엠플(10ml 4개입)은 123만 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중에서도 고급화를 잘한 케이스에 속한다"며 "현대도 자신들이 가진 강점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화장품 사업도 고급화 전략으로 가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뷰티 시장은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저가를 찾는 고객이 많이 생기는 동시에 고가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구매력 높은 고객도 많아졌다. 현대백화점이 최고가 시장에서 마케팅만 잘한다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를 통해 현재 패션사업에 치중된 한섬의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안정화할 계획이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오에라 론칭, 수입 향수 편집숍 출점 등 신규 카테고리 추가에 대한 기대가 있다"며 "화장품 사업의 성과와 전략 방향이 올해 하반기 구체화되면 기업가치 확장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한섬의 패션 사업 매출은 올 하반기로 갈수록 소비 둔화 및 역기저 효과로 인한 성장률 하락을 예상하지만 화장품 사업은 작년 오에라 런칭 후, 채널 확장 및 점포 수 증가 등 본격적 확장에 들어간다"며 "상반기 중 니치향수 편집샵 오픈 예정으로, 개화하는 니치 향수 시장에도 적극 진출 예정이다. 한섬의 올해 연매출은 전년 대비 5% 증가, 영업이익은 8.5%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 확대를 통해 기존 패션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것은 물론,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한섬의 고품격 이미지를 접목한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사업 진출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부분이다. 정 회장은 당시 "'같은 과녁을 향해 정확히 쏘는 것 보다, 아무도 보지 못한 과녁을 쏘는 것, 즉 새로운 수'를 찾아야, 지금의 경쟁 패러다임 속에서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고객과 MZ세대를 넘어 알파세대로 이어지는 새로운 소비주체의 변화된 요구를 찾고, 그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만들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이러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때,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업은 변화에 적응하면서 성장하고 진화하는 생명체와 같고, 갈수록 흥망성쇠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기 때문에, 변화를 빨리 읽고 성장의 기회를 잡아야 생존을 유지하며 진화해 나갈 수 있다"며 "'계획이 즉각적으로 열심히 수행되지 않으면, 그저 좋은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우리에게 울리는 경종으로 삼아, 올 한 해 적극적으로 실행하면서 우리의 '성장 스토리'를 실현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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