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원료 주정 생산 국내 3위 업체...배우 출신 박순애씨의 남편이 경영하는 회사
[더팩트 ㅣ박희준 기자]하이트진로가 18일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출고가를 인상하기로 한다고 발표하자 주정 공급업체인 풍국주정공업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풍국주정은 이름도 생소한 선도그룹 계열사지만 그 뿌리는 주정업을 한 고 이병철 삼성회장이 소주 제조업체로 설립한 회사이다. 이한용 대표이사 회장의 부인이 배우출신의 박순애씨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8일 "최근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공병 취급수수료 등의 상승에 따라 다각적인 검토 끝에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발표에 힘입어 한국거래소에서 하이트진로는 전날에 비해 1.58% 오른 3만 5300원에 마감했다.
풍국주정 주가는 더 뛰었다. 코스닥시장에서 풍국주정은 5.2% 오른 1만72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뿐이 아니다. 다른주정회사들의 주가도 상승했다. 창해에탄올이 2.61%, 한국알콜 1.81%, MH에탄올이 1.87% 각각 상승했다.
풍국주정을 비롯한 주정업체들의 주가가 오른 것은 하이트진로를 비롯한 소주업체들이 소주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핵심 원부자재가 주정인 탓이다. 이들 회사들은 주정을 생산해 대한주정판매 회사에 납품하고 대한주정판매회사는 이를 소주회사에 판매한다. 하이트진로를 비롯한 소주업체들은 순도 95%의 주정인 에탄올을 사서 물과 감미료를 섞어 소주를 생산한다.
대한주정판매는 주정을 독점 공급하는 회사로 풍국주정과 진로발효, 창해에탄올, 일산실업, 서영주정, MH에탄올, 한국알콜, 롯데칠성, 서안주정 등이 투자해 세운 회사다. 풍국주정은 대한주정판매의 지분 9.5%, 서안주정의 지분 121.4를 보유하고 있으며 창해에탄올과 진로발효에 이어 3대 주정회사로 통한다. 상장 주정회사 가운데 역사가 가장 오래되고 주가도 가장 비싼 회사다.
풍국주정은 고 이병철 삼성회장이 1953년 부산에 설립한 회사로 20여년 뒤인 1976년 고 이규호 회장이 인수했다. 고 이규호 회장의 차남인 이한용 회장이 지난 1999년 대표이사로 취임해 최대주주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 회장은 중앙대를 졸업하고 31년째 풍국주정에 재직하고 있다.
풍국주정은 선도그룹 계열사로 주정의 원료인 에탄올을 생산한다. 풍국주정은 쌀보리와 겉보리, 국산현미, 국산백미, 수입현미와 수입백미, 타피오카, 조주정 등 순수 곡물을 이용해 발효주정을 생산한다. 무색투명하고 휘발성과 용해성, 방부성과 소독효과 등의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주류용, 식음료품, 의약품 기타 공업용품의 원료와 첨가물로 널리 쓰이고 있다.
하루생산량은 발효주정은 310드럼, 정제주정은 240드럼이다.
풍국주정은 대구 성서공단에 최첨단의 에탄올 공장에서 전통누룩과 조효소제 등 유용 발효 미생물에 의한 최신 발효공법과 증류공정 등을 거쳐 에탄올을 생산한다.
풍국주정은 2020년 말 기준으로 매출액 1179억 9000만 원, 영업이익 111억 6200만 원, 당기순이익 91억 4700만 원을 올렸다. 지난해 3분기 말까지는 각각 961억 6400만 원, 65억 7000만 원, 70억 4600만 원을 기록했다.
주요주주는 이한용(61) 대표이사 회장으로 42.0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배우출신의 이 회장 부인 박순애씨도 13.29%를 갖고 있으며 특수관계사 우신에너지(5.46%),아들 이승현과 이창헌,이지선이 각각 1.76%, 1.55%, 0.45%, 계열회사 선도화학이 1.41%를 보유하는 등 이한용 대표 외 11명의 주주가 전체 지분의 67.7%를 보유하고 있다.
풍국주정은 선도그룹 소속 회사이다. 풍국주정 외에 액체탄산과 드라이아이스 사업을 하는 선도화학과 화신화학, 산업용가스와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선도산업, 수소와 아세틸렌사업을 하는 에스디지가 4대 축을 이루고 있다.
풍국주정은 비상장 계열사인 선도산업(50%)과 에스디지(56.4%),선도화학(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는 이한용 회장 등 오너일가→풍국주정→에스디지↔선도산업↔선도화학으로 이어진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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