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순 사외이사 후보, 김홍국 회장과 교회 친분
[더팩트|문수연 기자] 하림지주와의 합병 추진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NS쇼핑(엔에스쇼핑)이 사외이사 선임으로 구설에 올랐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지인이 후보에 오르면서 독립성과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NS쇼핑은 오는 3월 30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장덕순(66) 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한일장신대학교 이사장을 거쳐 전주대학교 이사를 맡고 있는 장덕순 사외이사 후보는 이리신광교회 목사 출신이라는 이력을 가지고 있다. 2001년 3월 담임목사로 부임해 20년간 교회를 이끌다 지난달 은퇴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이리신광교회 장로로 재정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장 후보와 오랜 인연을 맺어왔으며, 김 회장은 지난달 열린 장 후보의 은퇴예배에도 참석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교회에서 그치지 않는다. 김 회장은 장 후보와 함께 전주대학교 이사를 맡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 후보가 사외이사에 적합한 인물인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외이사는 대주주와 관련이 없는 외부인사를 이사회에 참가시켜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도입했다. 경영감시를 통해 대주주를 견제하는 동시에 전문가를 경영에 참여시킴으로써 전문지식을 기업 경영에 활용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상장회사의 경우 이사 총수의 1/4 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장 후보가 오너와 오랜 인연을 맺어온 사이라는 점에서 사외이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오너일가와 친분이 있는 인물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사외이사 독립성은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해 64개 대기업집단 상장계열사 277곳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사외이사들의 안건 찬성률은 평균 99.53%를 기록했다.
또한 회사의 의사결정을 견제·감시해야 할 사외이사가 회사로부터 수천만원대의 고액 연봉을 받는 구조도 고질적인 병폐로 지목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00대 상장사(지난해 3월 기준) 사외이사 1인당 평균 6531만 원의 보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사외이사는 은퇴 후 '노후 보장책'으로 꼽히고 있는 실정이다.
하림그룹 사외이사 선임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8년 하림은 정기주주총회에서 서국환 후보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하지만 의결권 자문기관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이에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서국환 후보의 이사회 출석률은 2017년 66.6%, 2016년 94.4%, 2015년 50%로 평균 70.33%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CGCG 지침에 따르면 이사회 출석율이 75% 미만인 이사들에 대해서는 업무 충실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해 재선임 반대를 권고한다.
또한 같은 해 계열사인 팜스코의 사외이사 선임건에도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2017년 12월까지 차바이오텍 사외이사로 재직했던 정중원 후보의 출석률이 66.7%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당한 보수를 주는 경영진을 대상으로 사외이사가 제대로 된 견제와 감시를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오너와 친분이 있는 관계라면 더욱더 투명성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며 "사외이사 자격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NS쇼핑은 오는 3월 3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에스쇼핑 본사에서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장덕순 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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