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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 금융' 발목잡는 신한금투, 충당금 여파 언제까지?

  • 경제 | 2022-02-15 00:00

지난해 KB증권 대비 순익 2800억 원 밀려…지주간 경쟁 '치명타'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전년 대비 107.3% 증가한 320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더팩트 DB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전년 대비 107.3% 증가한 320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더팩트 DB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한금융투자 실적이 KB증권에 비해 크게 뒤쳐지며 금융지주 간 '리딩 금융' 경쟁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라임 사태)에서 비롯된 충당금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 '리딩 금융' 빼앗긴 신한금융그룹, '증권'서 격차 컸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KB증권의 순이익은 신한금융투자보다 2800억 원가량 많다. 지난해 KB증권은 전년 대비 38.33% 늘어난 594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107.3% 증가한 320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 3674억 원을 내면서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 투자상품 관련 영업외손실(1145억 원)이 반영되면서 46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적자 전환됐다.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이 설정됐기 때문이다.

KB증권도 지난해 4분기에 당기순이익이 510억 원으로 직전 분기(1689억 원)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사모펀드 고객 보상 관련 충당부채 전입으로 인식한 일회성 비용은 295억 원에 그쳤고 결과적으로 4분기에만 신한금융투자와 977억 원가량의 격차를 벌렸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내내 KB증권보다 뒤처진 실적을 나타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1분기 1681억 원 △2분기 1547억 원 △3분기 446억 원을 기록했다. KB증권은 △1분기 2225억 원 △2분기 1547억 원 △3분기 1689억 원을 기록해 신한금융투자 실적과 비슷하거나 앞섰다.

이는 지주 간 '리딩 금융' 경쟁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지난주 각각 발표한 두 지주사 실적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지난해 4조409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신한금융지주는 4조19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6%, 17.7% 증가한 수치다. KB금융과 신한금융 모두 지난해 첫 '4조 클럽' 입성이라는 쾌거를 이뤘으나 신한금융은 순이익 격차 3903억 원으로 KB금융에 '리딩 금융'자리를 내줬다.

KB금융의 '리딩 금융' 수성은 비(非) 은행 계열사들의 실적 경쟁 승패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증권사끼리는 타 계열사 대비 큰 격차를 냈다.

KB증권(5943억 원)은 주요 계열사인 KB손해보험(3018억 원), KB국민카드(4189억 원)를 앞지르는 순이익으로 지주에 기여했다. 신한금융투자와 격차는 2800억 원가량으로 리딩 금융 타이틀을 수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지난해 600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주식시장 호황과 대형 기업공개(IPO) 딜 증가로 IB수수료(623억 원)와 수탁수수료(534억 원)가 증가했다. /더팩트 DB
KB증권은 지난해 600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주식시장 호황과 대형 기업공개(IPO) 딜 증가로 IB수수료(623억 원)와 수탁수수료(534억 원)가 증가했다. /더팩트 DB

◆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 여파, 올해도 이어지나…'우려'

신한금융투자의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 여파는 2년째 지속돼 신한금융의 '리딩 금융' 탈환에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의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은 4676억 원가량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020년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보였지만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 반영으로 ‘리딩 금융’ 자리를 KB금융에 내줬다. 2020년 전체 충당금 중 라임 등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으로만 4725억 원을 반영했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 충당금 이슈가 올해까지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매 중단으로 1조 원 규모의 피해를 낳은 젠투(Gen2) 펀드 등에 대한 대처에 나서기로 결정하면서 실적 악화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태다. 지난해 9월 투자자들에게 투자 원금의 40%를 가지급하기로 결정하며 투자금 4200억 원의 40%인 1680억 원을 지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젠투 펀드 가지급이나 향후 보상금액이 우선 결정한 40%를 넘어선다면 실적에 미치는 여파가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젠투펀드 관련 피해자들은 펀드 전액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번 실적에 반영된 손실이 장기적 관점에서 비용 구조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투자상품 불확실성 제거를 통한 고객과 투자자의 신뢰 회복 노력 등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했다"며 "이러한 노력은 장기적 관점에서 비용 구조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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