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호성 은행장이 이끄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사상 첫 연간 단위 흑자를 내는 등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3배 이상의 가파른 고객 증가에 따른 외형 성장이 흑자전환의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서 행장의 임기 내 남은 과제는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확대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의존도 낮추기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22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출범 이후 첫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지난 2020년 흑자로 전환하긴 했지만 연간 1054억 원 손실을 냈던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실적 반등이다.
은행권에선 지난해 2월 취임한 서호성 행장이 1년 동안 케이뱅크의 양적·질적으로 성장을 이뤄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2020년말 3조75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11조3200억 원으로 증가했다. 플러스박스 리뉴얼, 챌린지박스 등 요구불성 상품들의 인기에 지난해 말 저원가성 예금의 비중이 80%에 달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같은 기간 여신도 2조9900억 원에서 7조900억 원으로 성장했다. 100%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이 출시 1년여 만에 누적 취급액 1조 원을 돌파하면서 자산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케이뱅크의 이용자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케이뱅크 고객 수는 1년 새 219만 명에서 717만 명으로 약 500만 명 증가했다.

서호성 행장 취임 후 케이뱅크는 빠르게 경영 정상화에 올랐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우선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높여가야 한다.
지난해 연간 중저신용자 고객 신용대출 공급액 규모가 2020년의 약 2.3배로 증가했지만, 아직 목표치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21.5%까지 달성, 2030년까지 30%를 상회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으나, 지난해 3분기 기준 13.7%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인가신청시 사업계획에 제출했던 52.6%에도 크게 밑돈다.
또한 제휴를 맺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의존도도 낮춰야한다. 물론 케이뱅크의 호실적이 업비트와의 제휴만으로 거뒀다고 평가하긴 어렵지만, '업비트 수혜'를 입은 것은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업비트의 타은행과의 제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두나무가 실명계좌 발급 제휴 은행을 확대한다면 케이뱅크 수신액의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남승현 두나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고객 편의를 위해 우리은행을 포함한 다른 은행으로 실명계좌를 확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다른 시중은행과의 제휴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업비트 측은 타 은행과 실명계좌 제휴와 관련 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예의주시해야 하는 부분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업비트와 케이뱅크는 서로 '윈-윈(win-win)'하고 있는 관계"라며 "다만, 업비트의 타은행과의 제휴 가능성이 제기된 진 오래다. 향후 케이뱅크가 질적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케이뱅크 만의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 등을 계속해서 선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sy@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