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부문' 동반 성장했지만 '마트'서 희비 엇갈려…올해는 '투자' 집중
[더팩트│최수진 기자] 롯데(유통부문)와 신세계가 지난 10일 이마트 실적 발표를 끝으로 주요 채널별 실적 발표가 마무리했다. 양사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에도 백화점 사업부문에서 호실적을 써내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다만, 이들의 희비는 마트 부문에서 엇갈렸다. 이마트의 경우 대형마트 시장 위축에도 매출 성장세를 기록한 반면 롯데마트는 지난 2년간의 체질 개선 노력에도 좀처럼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 롯데·신세계, '백화점'서 호실적…전 카테고리 고른 성장
백화점 사업부문에서는 양사 모두 긍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명품 소비 확대 추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하향 조정 등으로 외부활동이 전년 대비 늘어 패션 사업에서도 기저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백화점 사업부문 매출은 2조8880억 원, 영업이익은 3490억 원으로 나타났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8.8%, 6.4% 증가했다. 기존점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1.5% 증가했고, 대부분의 판매 영역에서 매출이 성장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백화점 사업부문에서 매출 5조7933억 원, 영업이익 3622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24.1%, 101.6% 증가했다. 해외패션·명품·여성패션·남성패션 등 대중 장르의 외형 성장이 크게 기여한 결과다.
양사 모두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넘긴 점포도 전년 대비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등이 매출 1조 원을 돌파해 전년 대비 1곳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등 4곳으로, 지난해보다 2곳 더 추가됐다. 특히, 백화점 매출 1위를 유지 중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거래액 2조5000억 원대를 달성하며, 3년 연속 연매출 2조 원 돌파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에 제약이 생기자 국내에서 명품 소비가 활발해졌다"며 "그 분위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여기에 코로나19 첫해 주춤한 패션 사업도 기존 패션 대비 가격대가 높은 해외 수입패션이 국내에서 인기를 얻자 회복세에 돌입하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 '마트'서는 엇갈린 성과…이마트 '선방' 롯데마트 '부진'
희비는 '마트 사업부문'에서 갈렸다. 이마트는 코로나19 이후 대형마트 산업 전체가 위축된 시기에도 영업흑자를 기록했지만 롯데마트는 여전히 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심지어 적자폭도 매년 커지고 있다.
마트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쇼핑의 '할인점 부문' 매출은 5조7160억 원을 기록해 전년과 비슷한 매출을 유지했다. 할인점의 2020년 매출은 6조1590억 원이다.
다만, 적자폭은 늘었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32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130억 원 수준의 영업적자가 지난해 확대됐다.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106억 원) 발생 등을 포함해 국내 사업이 악화된 영향이다. 같은 기간 국내 사업의 영업적자는 340억 원에서 370억 원으로 늘었다. 해외 사업의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여파에도 2020년 당시 210억 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50억 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롯데쇼핑의 할인점 기존점 매출 역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반면 이마트의 할인점(트레이더스·전문점 제외) 별도 매출은 11조8408억 원이다.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2.7% 감소한 1856억 원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흑자를 기록 중이다.
아울러, 이마트의 영업이익 감소는 사업 부진에 따른 결과가 아닌 △인건비 증가 △PP(피킹앤패킹) 센터 확충 등 투자 확대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PP센터는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즉시 포장하는 공간으로, 이마트는 온라인 사업 비중을 늘리기 위해 PP센터를 늘리고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마트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감소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유가 있다"며 "고정비(인건비) 증가에 따른 부담과 PP센터 비중 확대에 따른 마진 하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신동빈·정용진, 올해 '호실적' 가능할까…'투자' 집중
올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코로나19 타격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위해 나서겠다는 포부다.
롯데쇼핑은 마트부문에서 창고형 빅마켓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한다. 올 초부터 △송천점 △상무점 △목포점 등 기존 롯데마트를 '롯데마트 맥스'로 전환하고 창고형 빅마켓 운영 방식을 적용했으며, 상반기 지속적인 개편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밸류 크리에이션 미팅(사장단 회의)'에서 "시대의 변화를 읽고 미래지향적인 경영을 통해 신규 고객과 신규 시장을 창출하는 데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며 "항상 새로운 고객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를 우선순위에 두고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신년사에서도 신 회장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이제 비즈니스 정상화를 넘어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혁신을 위한 시도는 미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실패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 계속 도전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은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마트는 올해 온·오프라인 역량을 통합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를 진행한다. 우선, PP센터 규모를 지난해 7개점에서 올해 31개점까지 늘린다. 또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RDC)를 올해 말까지 2곳 오픈하고, 2025년까지 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이어간다.
정 부회장 역시 올해 신년사를 통해 "올해 디지털로 전환하자"며 "우리 생활 모든 단면에 온·오프라인이 통합된 디지털 생태계가 가속화되고 있다. 오프라인 역량과 자산을 하나의 축으로 삼고 또 다른 축인 디지털 기반의 미래사업을 준비하고 만들어야 한다. 디지털 전환만이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승자가 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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