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원 회장이 이끄는 주력 업체...지난해 29억 원에 이어 12억 원대 과징금 부과받아
[더팩트 ㅣ박희준 기자] 삼표산업에 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지난달 양주 채석장 붕괴사고로 현장 근로자 3명이 목숨을 잃은 데 이어 이번에는 레미콘 담합혐의로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아 다시 한 번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불행은 한꺼번에 온다는 화불단행(禍不單行)이 딱맞아 떨어진다. 담합에 따른 과징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삼표산업과 유진기업, 신성콘크리트공업 레미콘 제조·판매사업자 19곳에 과징금 131억3800만 원과 시정명령을 결정했다.삼표산업에 부과된 과징금은 12억 3000만 원으로 신성콘크리트공업(19억4300만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표산업을 비롯한 이들 3사는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2월18일까지 8년간 고양(서울 은평)과 파주지역에서는 가격과 물량, 거래지역을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3사는 고양시에서 개인 고객 수요처에 판매하는 레미콘 납품가격을 기준단가의 80~85%로 책정하기로 합의했다. 또 시장점유율 등을 기준으로 수요처별로 공급물량을 서로 배분했다.
삼표산업은 지난해 5월에도 담합혐의로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공정위가 적발한 입찰담합을 한 17개 기업 가운데 삼표그룹 지주회사인 삼표와 삼표산업, 에스피네이처 등 3개사 포함됐으며 각각 13억1200만 원, 29억 4800만 원, 3억 67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이들은 서울·인천지방조달청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한 총 4799억원의 공공구매 입찰에서 각 업체가 납품할 물량을 사전에 배분하는 '물량 나눠먹기 담합'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표산업은 지난달 29일 양주 채석장 붕괴사고로 현장 근로자 3명이 숨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1호가 될 위기에 놓인 기업이다. 사고 발생 직후 고용노동부와 경찰의 집중조사를 받았다.
삼표산업과 에스피네이처는 삼표그룹 계열사다. 삼표그룹은 건설기초소재(레미콘·골재·분체), 철도, 콘크리트, 물류, 철스크랩, SI, 환경자원 등 7개 분야의 사업을 하는 그룹이다.
삼표그룹은 지주회사 (주)삼표를 비롯해 주력회사 삼표산업, 엔알씨, 삼표레일웨이, 팬트랙, 에스피네이처, 홍명산업, 대원그린,삼척이앤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주)삼표는 2013년 10월 1일 골재, 레미콘, 콘크리트 제품의 제조와 판매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신설회사로 (주)삼표산업을 설립하고, (주)삼표는 사업지주회사로 전환했다.(주)삼표의 모체는 1966년 12월 설립된 삼강운수이다. 삼강운수는 고(故) 정인욱 강원산업그룹 회장이 1952년 강원탄강을 설립해 무연탄 사업에 뛰어든 뒤 1966년 당시 주력사업인 연탄 수송을 위해 세운 회사다.
삼강운수는 1974년 사명을 삼표산업(주)으로 바꾸고 건설자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설립 초기 강이나 하천에서 골재를 채취하는 데 그쳤다. 이후 1977년 7월 성수, 풍납 레미콘공장을 가동하고 레미콘을 생산했다. 국내 최초로 석산개발을 통해 골재를 채취했고 부순 모래를 생산했다.
지난해 4월 28일자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표그룹은 2020년 말 기준으로 총자산이 2조557억 원으로 나타났다.삼표그룹은 2020년 매출액 1조 4452억 원, 영업이익 719억 원을 거뒀지만 당기순익은 466억 원의 손실을 냈다. 삼표산업의 총자산은 7738억 200만 원이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534억 4900만 원, 11억9100만 원을 기록했다.
(주)삼표의 최대주주는 지분 65.99%를 보유한 정도원 그룹 회장이다. 그는 현대차 정의선 회장의 장인이다. 그에 이어 계열사인 에스피네이처(19.43%), 정대현 사장(11.34%) 등의 순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삼표는 종속기업인 삼표산업 지분 98.25%, 삼표피앤씨 지분 65.22%를 보유하고 있다. 또 삼표레일웨이와 (주)팬트랙,엔알씨는 각 100% 소유하고 있다. (주)삼표시멘트와 그 종속기업의 주식 54.96%도 보유하고 있다.
정도원 회장은 (주)삼표 최대주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데 과징금 부과에다 중대재해법 문제로 부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90년 강원산업그룹의 부회장으로 승진한 그는 1999년 강원산업그룹 정인욱 회장이 타계하자 회장에 취임했다. 정도원 회장은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주립대학교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했다.
정 회장의 아들 정대현 사장은 그룹 계열사인 에스피네이처의 지분 71.95%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충남 당진에 본사가 있는 에스피네이처는 플라이애쉬, 슬래그파우더, 골재, 레미콘 등의 제조와 판매, 철스크랩 수집과 가공 판매업을 하는 회사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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