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경쟁률 '2023대 1'…IPO 수요예측 사상 최대
[더팩트ㅣ정리=서재근 기자] 지난 한 주 증권가에서는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역대급' 수요예측 결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는데요. '글로벌 탑티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역대 최대 흥행이 점쳐졌지만, 실제 결과는 더 놀라웠죠. 유가증권시장 IPO 수요예측 사상 가장 높은 2023대 1이라는 경쟁률과 더불어 1경5203조 원이라는 주문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건설업계에서는 연초부터 현실에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HDC현대산업개발이 공사를 맡은 광주 화정동 아아파크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외벽이 무너졌습니다. 지난해 무려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학동 붕괴 사고'로 그룹 회장이 나서 고개 숙인 지 불과 7개월여 만에 대참사가 벌어지자 HDC현대산업개발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에선 '멸공' 발언 논란이 불거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사과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안팎의 쓴소리를 의식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주 청약 소식부터 들어보시죠.
◆ LG에너지솔루션 청약 임박…경쟁률 변수는 'MTS'?
-LG에너지솔루션의 청약 일정이 임박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마음이 바빠졌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역대 최대 경쟁률과 주문액으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증폭시켰죠.
-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4일 시장의 예상대로 공모가를 30만 원으로 확정‧공시했습니다. 앞서 12~13일 이틀간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벌인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기관 1988곳이 참여했고, 472억9631만7261주의 주문을 넣었습니다. 경쟁률은 2023대 1로,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가운데 최고 경쟁률입니다. 전체 주문 규모는 1경5203조 원에 이르렀고요.
-'경' 단위 주문은 처음 들어보네요. 오는 18~19일 진행될 청약 열기가 엄청나겠는데요. '따상(공모가 두 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도달)' 기대감도 높은데요.
-그렇죠. LG에너지솔루션이 '따상'에 성공한다면 시초가는 60만 원, 종가는 78만 원까지 뜁니다. 투자자들이 진작부터 증권사 가려내기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죠. 개인 투자자가 청약을 할 수 있는 증권사는 KB증권‧대신증권‧신한금융투자‧미래에셋증권‧하나금융투자‧신영증권‧하이투자증권 등 총 7곳인데요. 어느 곳에서 청약을 해야 한 주라도 더 받을 수 있는지 의견 나누기에 한창입니다.
-배정물량은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이 단연 압도한다는데요.
-네. 증권사별 물량은 KB증권이 486만9792주로 가장 많습니다.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각각 243만4896주고, 나머지 증권사의 배정물량은 각각 22만1354주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모집 주식 수의 50%를 균등 방식으로, 50%를 비례 방식으로 배정하는 만큼 전략 수립도 필요해 보입니다. 증권업계에서는 균등 방식은 다른 증권사에 비해 고객 수가 적은 신영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비례 방식은 배정 물량이 가장 많은 KB증권이 대체로 유리한 방식으로 점치고 있습니다. 물론 막판까지 경쟁률을 둘러싼 눈치게임은 불가피할 테지만요.
-청약 예정자들 사이에서는 MTS(Mobile Trading System‧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가 경쟁률을 좌우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맞습니다. 예전부터 투자자가 일시에 몰려 서버가 마비되는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지난 12~13일 이뤄진 케이옥션 공모주 청약에서는 신영증권의 MTS 오류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편이 가중됐습니다. 케이옥션은 신영증권이 단독으로 상장을 주관해 청약을 대체할 수 있는 증권사도 없는 까닭에 고객들의 비판이 더욱 쇄도했고요.
-지난해에도 비슷한 사례를 다수 본 기억이 나네요.
-카카오페이가 상장한 지난해 11월에도 대신증권의 HTS와 MTS에서 거래가 지연되면서 투자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죠. 미래에셋증권 역시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이후 동시접속자가 몰리면서 MTS가 일시 마비됐고요.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카카오뱅크, 현대중공업 등 대어급 공모주들의 상장 전후로도 증권사 시스템 장애는 이어졌습니다.
-증권사들이 청약 수수료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데, 올해 첫 대어급 IPO를 앞두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나요?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주 청약을 대비해 서버 증설과 시스템 정비 등 혹시라도 생길지도 모를 '먹통사태'에 대비한 점검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앞서 대어로 회자된 공모주와는 '사이즈' 자체가 다른 만큼 거래 지연에 대한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쟁률 따지면서 하나의 증권계좌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겠군요. 여차하면 청약 자체를 못 할 테니까요. 투자자들에게 못해도 두 개의 계좌는 미리 만들어 두시길 권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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