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노조 파업으로 국민·중소상공인들까지 막대한 타격"
[더팩트|문수연 기자] 택배업계 점유율 1위 CJ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들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지 2주를 넘어선 가운데 파업 장기화로 소비자들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시작된 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 지부(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해 마련된 사회적 합의에 따라 인상된 요금을 이윤으로 챙기고 있다는 이유로 파업에 돌입했으며, CJ대한통운 택배기사 2만여 명 중 쟁의권이 있는 조합원 1700명가량이 파업에 참여했다.
파업에 참여한 택배기사는 전체의 8%에 불과하지만 조합원이 몰린 서울·성남·부산·울산·창원·광주·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 하루 평균 30만 건의 배송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파업으로 인해 정상 배송이 불가능한 일부 대리점의 택배 접수를 중단하고 기존에 접수된 제품을 반송 처리하고 있다. 파업 참가자가 적을 경우에는 대리점장·비조합원 택배기사들이 물량을 나눠 배송하고 있다.
다만 파업에 참여한 일부 택배기사들이 접수된 택배를 운송하지 않으면서 반송을 막고 있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일부 택배 물량은 노조에 의해 반송 처리도 중단돼 한국복합물류에 보관 중이다.
파업 지역인 서울 노원구에 거주 중인 A씨는 "지난달 27일 집하처리된 택배가 동네까지 왔다가 31일 부곡콘솔허브에서 멈춘 상태다"라며 "CJ대한통운 측에 문의했더니 한국복합물류에 보관 중인 택배는 파업이 끝나야 순차적으로 배송 가능하다고 하더라. 컨테이너에 적재돼 있어 내방 수령도 어렵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피혜 사례가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 B씨는 "대체 기사가 배송을 해준다는 문자를 받고 기다렸는데 오지 않아 전화해보니 (노조) 기사 여러 명이 물품을 빼앗아갔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 중인 C씨는 "파업 지역으로 배송 중이던 물건이 반송 처리도 되지 않고 묶여 있다. 고객에게 타 택배사를 이용해 다시 상품을 배송하면서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 측은 "기본적으로 반송 절차나 대체 배송을 진행하고 있지만 노조에서 반송을 못하게 가로막는 경우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방법을 찾기 쉽지 않다"라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CJ대한통운의 파업 장기화로 인해 타 택배사들도 물량이 늘어 업무가 과중되고 있다. 실제로 우체국 택배는 지난 10일부터 택배 물량이 급증한 성남, 김포, 이천, 울산, 창원, 서산 지역 일부 대리점의 계약소포 신규 접수를 중단하기도 했다.
설 연휴가 다가오면서 배송 물량이 늘어나 소상공인의 피해와 소비자 불편도 커질 전망이지만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지난 5일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 여부 확인을 위해 택배업계 전반에 대한 현장 실사를 국토부에 직접 요청하기도 햇다.
다만 국토부는 CJ대한통운의 요청과는 별개로 이미 사회적 합의 전면 시행에 따라 택배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파업 사태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국토부가 설 성수기를 앞두고 이달 17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4주간 약 1만 명의 추가 인력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약 5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CJ대한통운 노조의 파업이 지속될 경우 파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사회 공공재이자 생활기반산업으로 성장한 택배산업이 일부 차질을 빚으면서 국민들은 물론 택배를 기반으로 생계를 지속하고 있는 중소상공인들까지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라며 "'소득감소 없는 작업시간 단축'을 넘어 소득까지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합의를 지지해준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노조의 이율배반적 태도는 용납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고통 받고 있는 국민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서라도 신속하게 작업에 복귀해 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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