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투자자들 '좌불안석'…"오너리스크 운운 과하다" 반론도
[더팩트|윤정원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공산주의 세력을 멸망시킴)' 발언으로 인해 신세계 주식 투자자들이 좌불안석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 조짐까지 나타나자 당분간 주가 하락이 지속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다만, 정 부회장의 말 한마디로 '오너리스크'까지 운운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10일 신세계 주가는 전 거래일(7일)보다 1만7000원(6.80%) 하락한 23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규모는 2조2939억 원으로, 1거래일 만에 2조4613억 원에서 1674억 원이 증발했다. 신세계 주가가 종가 기준 23만 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2일(23만4500원)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날 신세계의 하락 폭은 지난 2020년 8월 18일(-8.7%) 이후 최대 수준이기도 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전일보다 7500원(5.34%) 떨어진 13만3000원으로 장을 종료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시총은 530억 원가량 줄었다. 여타 계열사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신세계푸드는 1700원(2.13%) 하락한 7만8100원에, 신세계 I&C는 6000원(3.16%) 하락한 18만4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지만 폭락 이튿날인 11일 오전에는 다소간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오전 10시 10분 기준 신세계는 전일보다 9500원(4.08%) 상승한 24만2500원을 호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000원(0.75%) 오른 13만4000원에 매매가 이뤄진다. 신세계푸드(-2.56%)와 신세계 I&C(-1.36%) 등은 여전히 파란불을 켜고 있다.
앞서 신세계의 주가가 고전한 데는 정용진 부회장의 편향적 발언이 단초가 됐다. 그는 지난 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들어간 기사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멸공', '방공방첩', '승공통일' 등의 해시태그를 함께 달았다. 해당 게시물로 논란이 확산하자 정 부회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을 올리며 자신의 멸공은 중국이 아닌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명에도 불구, 신세계 주식 투자자들의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더군다나 신세계그룹 계열사 가운데 정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맡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중국에 진출해 있다. 온라인 증권 커뮤니티 및 종목 토론방에는 "조용히 기업 발전에만 신경 써달라", "정용진의 멸공으로 정말 신세계가 열렸다", "중국 사업은 끝났네" 등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정 부회장의 '멸공' 언급을 극단적으로 해석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내세운다. 온라인 종목토론 방에서 한 네티즌은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를 따르는 국가이며, 이는 헌법에도 명시돼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공산주의 체제에 싸워왔다. 공산주의식 발상이 오늘날 문재인 정권 내에서 숱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한 기업가의 생각과 사고에 대해 왜 문제를 제기하는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신세계 및 계열사의 주가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멸공 논란이 얼마나 번지고, 퍼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주가 방향을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당분간 흐름을 지켜볼 수밖에 없고, 불확실성 요인이 있다고만 평가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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